얼마 전 읽었던 책 속에서 만나게 된 심령주의와 교령회를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표지를 보는 순간, 여러 가지 궁금증이 솟아났다. 첫째, 표지 속 여인들의 존재 유무였고(당연히 100% 픽션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는데, 왠지 옛 사진 같은 모습에 초상권? 을 생각했으니...), 두 번째 심령님과 "딱" 소리의 뜻이었고(마치 분신사바가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그리고 또 다른 베르베르(우리나라에서 특히 유명하다는 그 베르베르 작가?)라는 이름이었다. 표지의 의미를 잠깐 풀어보자면, 첫 번째 사진의 등장하는 세 여인은 실제 존재했었던 폭스 3자매가 맞다. 역시 이목구비가 닮은 듯했는데, 역시나 자매였다. 이 소설 속 이야기는 픽션과 논픽션이 섞여있는 실화를 기반으로 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소설이다. 사건의 중심의 있는 폭스 자매를 비롯하여 탐정 앨런 핑커턴도 실존 인물이니 말이다. 두 번째 궁금증은 구체적인 책 줄거리에서 다루어 보기로 하자.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의 그 베르베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아들이었다. 책 소개 글에는 언급이 없지만, 역시 대단한 한국인들! 검색 몇 번에 바로 등장해 준다. 과거 인터뷰에서 아버지 베르베르가 아들도 글을 쓰는데, 영적인 것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는 게 바로 이 책인 것 같다.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태어난 거리의 마술사 제니 마턴. 아버지인 구스타프 마턴은 과거 남북전쟁 당시 북군으로 전쟁에 참여한 군인이었으며, 아버지가 남긴 유품인 마술의 길이라는 책을 통해 독학으로 마술을 접하고 어머니와 생계를 유지하는 20대의 여성이다. 마술사지만, 양심 있는 마술사로 토끼와 비둘기 등에게 약을 먹여서 사람을 속이는 마술을 혐오하는 관계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같이 지내는 토끼와 비둘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여인이다. 그런 그녀에게 갑자기 거액을 제시하며, 마술의 트릭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온다. 마술을 보고 단숨에 방법을 알아내는 제니는 그렇게 핑커턴 탐정회사의 일원이 된다. 유명한 탐정이었던 앨런 핑커턴의 대를 이어 큰 아들 로버트(밥)와 둘째 윌리엄(윌)은 탐정회사를 경영하지만, 아버지 사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다 사사 건건 부딪치는 둘은 급기야 폭스 자매 사건의 진실을 찾아내는 사람이 회사의 경영권을 갖기로 한다.
제니는 교령회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폭스 자매가 거짓이라는 증거를 찾으라는 로버트의 의뢰를 받게 된다. 폭스 자매는 이미 심령주의로 유명한 자매들이었다. 언니인 리아와 둘째 마거릿 그리고 셋째 케이트. 몇 년 전부터 케이트가 사라지고, 두 자매가 교령회를 이끌어간다. 교령회에 참석하게 된 제니는 윌리엄 측 사람의 성추행으로부터 마거릿을 구하게 되고, 이 일로 마거릿과 가까워진다. 폭스 자매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가짜 신분인 헤이즐 바월로 위장하고 접근하여 죽은 남편을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마거릿이 불러낸 심령은 제니의 죽은 아버지인데... 과연 폭스 자매는 사람들을 현혹하여 돈을 벌어들이는 가짜일까, 아니면 정말 영혼과 소통하는 진짜 영매인 걸까? 영혼이 나타났을 때마다 내는 "딱"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각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제니의 아버지가 쓴 "마술의 길"과 탐정 앨런 핑커턴이 쓴 "완벽한 요원을 위한 핑커턴 지침서"나 그 밖에 요원을 위한 책들이 번갈아 등장하며, 책의 내용을 이끌어간다. 처음에는 가볍게 넘겼지만, 이어지는 사건과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가 배치되어 있으니 함께 읽으면 재미를 배가시킬 것이다. (마치 아버지 베르베르의 매 소설에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