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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 폴란드에서 온 건반 위의 시인 ㅣ 클래식 클라우드 28
김주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평점 :
어린 시절부터 친숙하게 접했던 악기 중 하나가 바로 피아노다. 음악을 좋아하는 엄마의 영향 덕분에 나름 절대음감을 가진 터라, 본격적으로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악보 보는 법을 알기 전부터 듣고 건반 누르는 것을 좋아했었다.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서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다녔던 피아노 학원에는 각 연습 방마다 유명한 음악가들의 이름이 붙어있었다. 그중 원장님 방에는 유일하게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는데, 그 방 이름이 바로 쇼팽이었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실제 음악가에 대해서는 얇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도 헨델과 쇼팽이 헷갈렸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시리즈가 여러 권 있는데,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도 그중 하나다. 책을 통해 쇼팽이 폴란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쇼팽의 생애에서 조국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쇼팽을 읽으며 저자가 소개해 주는 음악들을 유튜브로 검색해서 같이 들으면서 읽었는데, 덕분에 독서의 깊이가 한층 더 깊어진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을 공부할 수 있었던 쇼팽이지만, 그럼에도 아버지는 쇼팽이 음악가로 살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부모님이 음악 애호가였다는 사실과 함께 쇼팽을 지도한 음악가들의 영향으로 보수적인 음악을 했다는 사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부분이었는데, 그런 쇼팽의 선생님이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였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했다. 오히려 그랬기에 쇼팽의 음악이 더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저자의 의견에 나 역시 동의한다.
음악가들 주변에는 후원자들이 있게 마련인데, 쇼팽 또한 좋은 후원자들이 옆에 있었던 것 같다. 기운을 북돋워준 친구들이나 쇼팽의 음악을 악보로 출판한 친구들에 이르기까지... 천재라지만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들이 만든 음악들이 과연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에 쇼팽과 친우들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보통 현악을 하는(그중에서도 단연 바이올린) 사람들이 참 예민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피아노를 전공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예민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사소하고 예민한 소리까지 잡아내야 하기에 직업병처럼 예민하게 바뀌는 것 같은데, 쇼팽 역시 탁월한 테크닉과 기교가 많은 음악의 작곡가답게 참 까칠했다고 한다. 의외라면 외모 꾸미기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 사실 예술가들은 외모에 대해서 신경을 안 쓸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39세라는 이른 나이에 결핵으로 세상을 등진 쇼팽. 당시는 의학이 발달되지 않은 시대인지라, 요절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마냥 아쉽기도 하다. 쇼팽이 만약 더욱 오래 살았다면 더 아름다운 곡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