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 친하지 않다.
어린 시절에는 동시 쓰기도 자주 하고, 나름 시 짓기도 즐겼던 거 같은데...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하면서 시와 멀어진 것 같다.
시를 가슴이 아닌
머리로 배웠고, 성인이 된 후에도 시를 읽으면 많은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덕분에 시와 거리를
두고 살게 되었고, 올해 목표로 친하지 않은 시집을 1권 이상 읽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물론 목표를 이루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는 쉽지 않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동"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온 가족을 위한이라는 소제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뭔가 거창하지 않지만,
안에 숨겨진 의미를 다 파악하지 않아도 되는, 편하게 읽고 그저 느끼기만 하면 되기에 어른 시에 비해 부담이 없다고 해야
할까?
그림책(혹은
동화책)에서 어렵지 않게 교훈을 만날 수 있듯이, 동시도 그런 것 같다.
감춰두고 숨겨둔 감정이
아니라 드러나 있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거창한 이름이 없어도,
쟁쟁한 사람들의 추천이 없어도 그저 독자의 마음에 편안하고 따듯하게 때론 눈물 나게 들어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
왜 제목에
"울어봤어"라는 단어가 있을까 궁금했다.
아니, 그 제목 덕분에
절대 울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기도 하다.
하지만 첫 페이지 두
페이지 넘기면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언제 들어도 따뜻하고
가슴 저미는 엄마의 이야기가 첫 번째 주제를 장식한 것은 제목 탓일까?
동시기에 내용이 길지
않다. 동시지만 어른들 마음에 더 박힐 것 같다.
적어도 내 기분에는
그랬다.
첫 주제에서 눈물을
왈칵 쏟아냈기에 뒤에 이어지는 내용들은 따뜻하기도 하고, 정답기도 하고, 여러 생각을 하게 하기도 한다. 엄마와 인생을 앞뒤에 배치한 이유는
저자만이 알겠지만 자꾸 제목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래간만에 부담 없이
시를 만날 수 있었다.
가족이 같이 읽어도
좋겠지만, 아이보다는 어른이 더 와닿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