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4 - 피어나는 소녀들의 그늘에서 2 펭귄클래식 148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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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루었던 프루스트의 4권을 읽었다. 책을 통해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았던 기억의 단편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줄거리보다는 독자의 의식들을 불러내는 그의 필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발백에서의 생활이 마무리된다. 호텔과 리브벨 음식점, 그리고 해안이라는 3곳에서 마르셀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을 읽고나서도 구름 만지는 느낌이다. 뒷부분에서 호텔은 욕망의 장소가 아니었을까. 마르셀은 호텔 알베르띤느의 방으로 가 포옹하려다가 거절 당한다.(p.436) 알베르띤느가 고아이며 자유분방한 사람이지만 사랑이 아닌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리브벨에서 마르셀은 ˝쾌락의 장소같다˝(p.261) 라고 되내인다. 이에 그는 순수함을 나타내는 바다를 등장시키지 않았을까. 질베르뜨와 알베르띤느에 대한 사랑으로 연하디 연한 마르셀은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가는 중이다. 한 순간, 한 장소마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에 놀라움의 수치가 요동친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그의 마음의 바다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를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4일간의 발백여행으로 한편으로는 즐겁기도 했도, 다른 한편으로는 알베르띤느와의 이별로 상심이 클 마르셀이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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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베르띤느 및 그녀의 친구들과 내가 맺었던 그러한 관계들 속에서는, 최초의 진정한 기쁨이 특이한 향기로 남겼고, 그것은 햇빛 아래에서 익지 않은 포도 등 강제로 촉성 재배한 과일에는 어떠한 인위적 기술로도 함유시킬 수 없는 향기이다. 잠시나마 그녀들이 나에게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이었던지라, 그녀들이 아직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그녀들과 맺엇던 지극히 평범한 관계들에 다소간의 경이로움을 부여하거나, 혹은 그보다는, 그러한 관계드에 일체의 진부함이 끼어들지 못하게 보호해 주었다.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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