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2 - 스완 댁 쪽으로 2 펭귄클래식 146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이형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월 15일 시작된 여정이 오늘 아침 6시경에 마무리되었다. 작년에 민음사 책을 3권을 읽다가 중단하였다. 2020년에는 다시 새로운 결심으로 펭귄클래식 코리아 책으로 정하고 읽기 시작했다. 1권 보다는 2권이 훨씬 읽기가 즐거웠다. 오데뜨에 대한 스완의 구애부분을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후반부 스완과 오데뜨의 외동딸 질베르뜨에 대한 프루스트의 사랑은 장엄하기 까지 하다. 프루스트는 마지막 글에서 기억에 대한 단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과거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신선하기도 했고 기쁜 마음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읽은 책중에서 이 책은 나의 마음 깊은 곳에 있던 소소한 기억들을 소생시킨 알라딘의 요술램프였다. 3권에서의 여행으로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 386
우리의 기억 속 화폭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기억 자체에서 비롯되며 감각기관에 의해 인지되지 않는지라, 기억 속에 간직된 화폭들을 현실 속에서 찾으려 하는 것이 모순임을 나로 하여금 더 분명히 깨닫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내가 일찍이 알고 있던 현실은 더 이상 없었다. 스완 부인이 옛날과 똑같은 차림으로 같은 순간에 나타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가로수 심은 길이 전혀 다른 길로 바뀌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일찍이 간적이 있어 알게 된 장소들은, 우리가 편의상 그것들을 위치시키는 공간 세계에만 속하지 않는다. 장소들이란, 그 시절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있던 연이어진 인상들 속에 끼워진 얇은 조각 하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특정 영상에 대한 추억이란 어느 특정 순간에 대한 회한 가득한 그리움에 불과하다. 또한 집들도, 도로들도, 가로숫길도, 애석한 일이다! 세월처럼 순식간에 도망쳐 사라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