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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 육식주의를 해부한다
멜라니 조이 지음, 노순옥 옮김 / 모멘토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책 제목치고는 꽤 길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이어 마음속에 갈등이 일어난다. 한편에서는 합리화의 메커니즘이 바로 작동된다. 책을 읽으며 '동물 학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잔인성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어 읽으면서 너무 마음이 불편했다.
멜라니 조이는 미국 매사추세츠 교수로 심리학과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에 대한 올바른 관계를 이해하고 개선하는데 앞장서는 교수로 동물의 권리와 사회 정의에 관한 글들도 많이 쓴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육식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동물들에게 머리가 숙여진다. 평소 육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식탁에 올라 오기까지 동물들의 여정을 생각해보면서 앞으로 식사 전에는 모든 음식에 대해 기도를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책 속에 다른 서적도 몇 권 소개가 되어 있는 데 계속 읽어보려고 한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동물들은 서로 존중하며 공존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신 멜라니 조이와 번역해 주신 노순옥님께 감사함을 전한다. 2019.12.20. 금
우리가 서로 다른 종류의 고기에 대해 상이한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그것들 간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달리 인식하기 때문이다. (p.13)
육식주의 시스템의 주된 방어 수단은 보이지 않음, 즉 비가시성이다. (중략) 우리가 길러서 도살하는 동물이 미국에서만 매년 100억 마리나 되지만 우리 대부분은 식육의 생산과정을 부분적으로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p.44)
돼지가 도살하기 알맞게 자라면 도축장행 트럭에 오르게 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수를 트럭에 우겨 넣는데, 과밀 적재에다 최고 28시간이나 걸리는 수송 과정에서 음식과 물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 극도의 열기나 냉기로부터 전혀 보호되지 않기 때문에 사망률이 높다. (p.57)
도살할 때가 되면 돼지 못지않게 소들도 죽음을 향한 통로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버틴다. 그래서 전기봉으로 충격을 주면서몰고 가는데, 그 과정은 소들과 작업자들이 이미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킨다. 연방법상 이런 경우 50볼트를 넘는 전기 자극은 불법이다. (p.67)
산란계는 만 한 살이 넘자마자 도축장으로 보내진다. (p.79)
소들의 타고난 수명은 대충 20년이지만 낙농장에서는 4년만 지나면 용도 폐기가 되어 도축장으로 보내진다. (p.82)
육식주의 시스템의 주된 방어 수단인 비가시성은 바다 동물의 처리와 관련해서는 역할이 훨씬 작다. (p.89)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들은 어떤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을 깨달았을 때 항상 변화를 요구했음을 알 수 있다. 육식주의의 잔혹한 행위들이 감춰져야 하고 육식주의의 신화가 보존되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p.154)
내면화된 육식주의는 현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왜곡한다. 동물은 살아 있는 생명체임에도 우리는 그들을 살아 있는 물건으로 본다. 또한 그들이 각기 독립된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추상적으로 뭉뚱그려서 인식한다. '한 묶음의 물건'이라는 식이다. 그리고 아무런 객관적 근거도 없이, 그들은 자연이 정한 식용 동물이므로 우리가 그들을 먹는 일은 타당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p.159)
우리가 동물에 대해 느끼는 바와 똑같은 공감과 연민을 우리 자신에게도 보여야 한다. 연민을 가지고 스스로를 바라볼 때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비난과 심판 없이 직시할 수 있다. 그러면서 깨닫는다. (p.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