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은 다른 곳에 - 교양선집 16
밀란 쿤데라 지음, 안정효 옮김 / 까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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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에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일반 소설과는 다른 문체와 철학적 의미가 함축되어 책장 넘기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이어서 <생은 다른 곳에>를 오늘 읽었다. 두 책의 공통점은 모두 7부로 되어 있다는 것... 또한 쿤데라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꽁꽁 보자기에 싸두었다는 것... 잘못 읽으면 삼천포로 빠진다는 것...

쿤데라는 1929년 생이므로 90세가 되는 것 같다. 지금은 프랑스의 외진 곳에서 전화도 없고 문명의 이기가 없는 곳에서 집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은 1969년 ‘프라하의 봄‘이라고 불리었던 체코 민주화 운동의 실패한 바로 다음 해라고 한다. 주인공인 ‘야로밀‘은 봄의 사랑을 받는 남자‘라고 하니 프라하의 봄과 연결이 된다. <생은 다른 곳에> 제목은 ‘서정시대‘라고 했다가 바꾸었다고 하는데 현재의 삶은 자유의 삶이 아니므로 다른 곳 즉 자유가 있는 곳에서의 삶을 동경하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한 소년의 성장과정에서 사랑에 대한 방황의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고싶었던 것은 ‘자유‘가 아니었을까? 지금도 프랑스 어디에선가 집필에 몰두하고 계실 밀란 쿤데라님께 감사드린다.
2019.12.18.수


그녀는 이런 식으로 타인의 육체에 자신을 내맡겼던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그녀에게 자신을 그렇게 내맡겼던 육체도 없었다. (중략) 그녀는 젖과 더불어 그녀의 가장 깊은 생각과, 관념과, 꿈들이 어린 아들의 내면으로 흘러들어간다고 상상했다.
p.20


‘내적 세계!‘ 그것은 어마어마한 말이었으며, 야로밀은 그 말을 듣고 굉장한 만족감을 느꼈다.(중략) 이런 인식은 그에게 자신의 내적 세계가 가진 독특성이 어떤 능동적인 노력으로부터 연유한 것이 아니라, 제멋대로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모든 요소들로 구성되었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것은 선물로서 그에게 주어진 무엇이었다.
p.43

‘생은 다른 곳에.‘ 프랑스 학생들이 소르본의 벽에 이렇게 낙서를 했다. 그렇다, 그는 그것을 잘 알고, 그렇기 때문에 런던을 떠나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아일랜드로 가고 있다. (중략) 그 까닭은 참된 생은 다른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략) 그 바리케이듸 뒤에 서서, 그들은 현재 세상을 소유하고 있는 자들과 어떤 타협도 거부한다. 인간의 해방은 철저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그것은 해방이 아니다.
p.203


그렇지만 모든 인간들은 그들의 생이 아닌 다른 생들을 살아볼 수 없기 때문에 후회한다. 그대 또한 그대가 실현해보지 못한모든 잠재성들을, 그대의 모든 가능한 삶들을 다 살아보고 싶은 것이다.
p.310

어머니가 흐느껴 울면서 그에게 키스했다. ˝우리들이 그토록 멋진 시간을 같이 보냈던 그 휴양지를 기억하니?˝ ˝네, 어머니.저는 항상 어머니를 가장 사랑했어요.˝ (중략) 그는 뜨거운 손바닥으로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그는 피곤했다. 너무나 피곤했다.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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