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읽다, 쓰다 - 세계문학 읽기 길잡이
김연경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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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가 맘에 들어 바로 집어 들은 책...
얼마 전에 읽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이어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까지 흥미롭게 읽은 책.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악령> 그리고 <닥터 지바고>를 번역한 노어노문학 전공자.
노어 서평 가론 '로쟈 이현우' 선생님도 유명하신 데 김연경 교수의 글솜씨가 날카롭다. 보통 서평서가 호미로 땅을 파는 것이라면 이 서평서는 쟁기로 땅을 파는 형세다.

​이 책을 통해 읽었던 책들의 새로운 모습도 보았고, 잃지 못한 책들에 대한 설명도 짜임새 있어 읽어보아야겠다는 '의무감'도준다. <돈키호테>부터 <장미의 이름>까지 약 80여권에 대한 서평서로 누구나 한 번은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써 주신 김연경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2019.12.8.일


"내 좋은 이들이여, 축하해 주시오. 나는 이제 돈키호테 데라만차가 아니라 알론소 키하노라오. 나의 생활방식이 그 이름에다 '착한 자'라는 별명을 달아 주었지. (중략) 하느님의 자비로 내 머리가 교훈을 얻어 그러한 책들을 혐오하게 되었소이다.
<돈키호테> P.16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게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당신의 어깨를 무너지게 하여 당신을 땅 쪽으로 꼬부라지게 하는 가증스러운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기 위해서 당신은 쉴 새 없이 취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취한다? 술이든, 시든, 덕이든 그 어느 것이든 당신 마음대로다. 그러나 어쨌든 취해라.
<파리의 우울 중 취해라> P.43

"나는 천성이 심오한 인간이 못 되는지라 저승 세계니 인류의 운명이니 하는 문제에는 별로 흥미가 없어요. 뜬구름 잡는 일에는 도무지 소질이 없다는 애깁니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진부함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죠.
<체호프 단편선 중 공포> P.180

하지만 내가 철학적이고 무한한 의미를 지닌 주제를 찾으려고만 하면, 금세 내 머리는 작동하기를 멈추고 내 주의력 앞에는허공만이 보일 뿐이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스완네 집 쪽으로> P.238

"어딘가에 취직해서 다시 필사 일을 하고 싶나?" "아니요. 나는 어떤 변화도 안 겪고 싶습니다." "포목상 점원 일은 어떤가?"
"그 일은 너무 틀어박혀 있어서요. 싫어요, 점원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까다롭게 가리는 것은 아니에요." 너무 틀에 박혀 있다니," 하고 내가 소리쳤다. "아니, 자네는 계속 틀어박혀 있잖아!"
<필경사 바틀비>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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