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그림이 담긴 책을 많이 만났다.이번엔 릴케의 <그림시집>이다. 표지가 정감이 간다.책 중간중간 ‘몽마르트의 화가‘라 불리는 모리스 위트릴로의 멋진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책 뒷부분에는 릴케의 아포리즘도 실려있다.겨울의 찬바람과 함께 고독이 제방터지듯 밀려 온다.시 2편과 아포리즘을 옮겨본다.잠시나마 고독을 일깨워주신 릴케님에게 감사드린다.2019.12.7.토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고독고독은 비와 같다.바다로부터 저녁을 향해 밀려 오른다;머나먼 그리고 외진 들판으로부터늘상 고적한 하늘로 갔다가그리고 비로소 하늘로부터 고독은 도시 위로 내린다.남녀 합일의 시간들 속에서 아래로 비는 내린다.모든 골목들이 아침을 향해 깨어날 때그리고 아무것도 찾지 못한 육신들이 실망하여 슬프게 서로를 떠나갈 때;그리고 서로서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야 할 때그때 고독은 강들과 함께 흘러간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가을날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해 시계 위에다가 당신의 그림자를 얹어두시고,그리고 들판 위에다 바람들을 풀어두소서마지막 과일들에게 무르익으라 명하소서;이틀만 더 남국의 날들을 베푸시어그것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그리고마지막 단맛아 진한 포도주에 스미도록 하소서.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습니다.지금 고독한 사람은 오래도록 고독한 채잠들지 않고,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그리고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불안스럽게헤맬 겁니다, 낙엽이 흩날릴 때면.ㅡㅡㅡㅡㅡㅡㅡ/우리는 고독한 존재입니다.그뿐입니다.그러나, 우리는 고독하다는 것을 인정하고,바로 거기에서 출발하는 편이얼마나 더 좋은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