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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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반...
두 달전에 읽었던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오래전에 읽었던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
그리고 오늘 읽은 <이반 데니소비치>

공통점은 ‘이반‘이란 이름.
모두 대작이다.
중학시절 읽었던 <이반 데니소비치>를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았는데 그 느낌은 비슷하다.

예전 어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앞 몇 장을 읽어보면
새로운 느낌이 올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 취침까지
이 책은 포로수용소에서의 하루를 번역된 책으로 약 200페이지 분량이다.

차분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소박한 삶이 정겹게만 느껴진다.
포로수용소라는 환경에서 무덤덤하게 하루를 보내며 조용히 외치는 목소리.
솔제니친의 8년간 수감생활을 하루로 적은 필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그 힘들었던 8년을 굳굳히 헤쳐나가 이런 대작으로 깊은 여운을 주신 솔제니친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2019.11.25.월


여느 때처럼 아침 다섯시가 되자, 기상을 알리는 신호 소리가 들려온다. 본부 건물에 있는 레일을 망치로 두드리는 소리다.손가락 두 마디만큼이나 두껍게 성에가 낀 유리창을 통해 단속적인 음향이 희미하게 들려오는가 싶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날씨가 춥다 보니 간수도 오랫동안 두드리고 있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p.7

혹한이 온몸을 움츠리게 한다. 살을 에는 차가운 공기가 슈호프를 엄습해서 기침이 나올 지경이었다. 기온은 영하 27도였고, 슈호프는 열이 37도였다. 자, 이제 누가 누구를 이길것인가?
p.31

형식적으로 말한다면, 슈호프가 수용소에 들어온 죄목은 반역죄이다. 그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또 일부러 조국을 배반하기위해 포로가 되었고, 포로가 된 다음 풀려난 것은 독일 첩보대의 앞잡이 노릇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p.73

죄수에게 가장 큰 적은 누구인가? 그것은 옆의 죄수다. 만일 모든 죄수들이 서로 시기하지 않고 단결할 수만 있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에이!...
p.151

˝자네는 감옥살이를 한다고 해도 그다지 억울할 것이 없을 거야. 자넨,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감옥에 들어왔으니까. 하지만, 난 무엇 때문에 여기 들어왔지? 1941년에 전쟁 준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렇다고 그게나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p.204

슈호프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잠이 든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 (중략) 그리고 찌뿌드드하던 몸도이젠 씻은 듯이 다 나았다. 눈앞이 캄캄한 그런 날이 아니었고, 거의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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