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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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와 이기주의자는 다르다.
나 자신도 여러 환경에서 개인주의자란 미명하에 이기주의자가 였지 않았을까?

​지난 번 홍성수님의 <말이 칼이 될때>라는 책을 읽었다.
타인과의 관계를 직접 경험하면서 차분하게 써 내려간 점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이런 부류의 책들이 많이 읽힌 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조금씩 밝아지고 있지 않은가 하고 생각해본다.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가 나 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조그만 노력부터 해보야겠다.
매번 책을 읽은 후 느끼는 것은 책의 소중함이다.
오랜 시간동안 이 원고를 쓰셨을 문유석님께 감사드린다.
2019.11.18.월



개인의 행복을 위한 도구인 집단이 거꾸로 개인의 행복의 잣대가 되어버리는 순간, 집단이라는 리카이던은 바다괴물로 돌아가 개인을 삼킨다. 집단 내에의 서열, 타인과의 비교가 행복의 기준인 사회에서는 개인은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노예가 되어야 비로소 행복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사다리 위로 한 칸이라도 더 올라가려고 아등바등 매달려 있다가 때가 되면 무덤으로 떨어질 뿐이다. 행복의 주어가 잘못 쓰여 있는 사회의 비극이다.
22쪽

타인과의 비교에 대한 집착이 무한 경쟁을 낳는다. 잘나가는 집단의 일원이 되어야 비로소 안도하지만, 그다음부터는 탈락의 공포에 시달린다. 결국 자존감 결핍으로 인한 집단 의존증은 집단의 뒤에 숨은 무책임한 이기주의와 쉽게 결합한다.
37쪽

세계에서 가자 행복한 국가들이 모여 있는 스칸디나비아 행복의 원동력은 넘치는 자유, 타인에 대한 신뢰, 그리고 다양한 재능과 관심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이다.(중략) 집단주의로 인한 압력에 짓눌리지 않고 각자 제 잘난 맛에 사는, 서로 그걸 존중해주는 개인주의 문화의 강력함이다. 집단주의 문화권을 분류되는 동아시아 경제 우등생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56쪽

이념 문제 아닌 것을 이념 문제화하는 강박증은 두 가지 점에서 위험하다. 첫째, 실제적으로 필요한 토론과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각 방안의 장단점을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따지는 머리 아픈 과정을 ‘우리 편의 주장인지 적들의 주장인지‘로 광속 대체하는 반지성 주의를 낳는다. 둘째, 삼인성호. 몇몇이 떠들어대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진다. 몇몇 소수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이념투쟁을 벌이는 것을 보다 보면 마치 이 사회에 진짜 심각한 이념 대립이 있는 것처럼 착시 현상이 생긴다. 거짓 선지자들에게 인류는 속을만큼 속았다. ‘좌우 자판기‘를 철거해야 하는 이유다.
208-209쪽

북유럽 전역에서 관습법처럼 통용되는 ‘얀테의 법‘이라는 것도 있다.(중략) 그 내용의 핵심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지 마라, 남보다 더 낫다고 남보다 더 많이 안다고 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을 비웃지 말‘다.
260쪽

결국 미래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이상 20세기의 경험만으로 모델을 찾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움직이는 과녁에 화살을 쏘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 현실에 맞게 응용할 수 있을 뿐 그대로 베끼면 되는 모범답안은 이 세상에 없다. 할 일은 지금우리가 처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하나하나 실용적으로 찾아가며 앞서가는 나라들의 장점이나 경험을 부분적으로 참고하는것이다. 도그마에 빠지지 말고, 유토피아적인 환상을 경계하며, 더디더라도 분명히 내일은 오늘보다 낫게 만들 수 있다는 담대한 낙관주의를 가지고 말이다.
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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