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오직 두 사람>

언니에 언어는 이미 소멸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와요. 하지만 언니네가 정착한 뉴욕은 달라요. 수백 개의 화석 언어들이 아직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어요. 고향에서 조차 잊힌 말을 그대로 쓰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중략) 만약 제가 사용하는 언어의 사용자가 오직 두 사람만 남았다면 말을 조심해야 겠어요. 수십 년 동안 언어의 독방에 갇힐 수도 있을 테니까. 그치만 사소한 언쟁조차 할 수 없는 모국어라니, 그게 웬 사치품이에요? 11-12쪽

"언니, 아빠에게서 그만 벗어나. 누구도 언니에게 그런 책임을 부과하지 않았어. 아빠는 언니가 그런 희생을 바칠 만한 가치가 없는 인간이야." 25쪽

그런데 미국에 가면서 끊은 게 하나 더 있잖아요? 인생에 도움 하나도 안 되는 유독하고 중독적인 존재. 아빠요. 둘과 거의 동시에 결별했으니 그 공허감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아채기가 어려웠어요. 아빠와 담배가 없는 삶. 둘 중 어떤 것도 다시 시작하기 싫었어요. 끊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알고는 싶었어요. 이 공허와 권태는 둘 중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인가? 어느 쪽이 더 치명적인가? 37쪽

너무 걱정하지 안 하셔도 돼요. 저도 알아요.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삶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요. 그런데 그게 막 그렇게 두렵지는 않아요. 그냥 좀 허전하고 쓸쓸할 것 같은 예감이에요. 희귀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가 딘 탓이겠죠. 41쪽

*아버지 바라보기.

김영하 작가의 작품을 첨 읽어보았다. TV에서 몇 번 보았지만 이번에야 독서 토론 겸 해서 읽게 되었다.

'오직'이란 제목에서 앞으로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협의로 적은 것 같다. 내생각에는 이런 관계가 화석화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글 여기 저기에서 남성다운 보다는 여성미가 풍기는 서체가 부드러움으로 다가왔다. 주변 분들의 말씀으로는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더 마음에 다가온다고들 하시니 에세이집도 읽어 봐야겠다.

김영하 작가님에게 감사드린다. 2019.11.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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