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이체르 소나타 (반양장) 펭귄클래식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기주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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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번역 출간된 정음사판 신역세계문학전집 31권 이동현 번역으로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읽었다.

일견 고백자의 진술이 지루하고 내용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지만, 종반에 이르러서는 긴박감있는 전개와 묘사가 압권이다. 아내의 부정(不貞)이 실제 있었는지는 이 소설의 관심사가 아니다.
상대에 대한 질투와 의심으로 가득찬 결혼제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19.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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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과 깡통의 궁전 - 동남아의 근대와 페낭 화교사회
강희정 지음 / 푸른역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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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너무도 흥미로워서 책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수도 없이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저자는 19세기 말레이 반도 자그마한 섬 페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근대화의 깊은 속내를 아편과 주석(tin, 깡통) 및 고무를 키워드로 하여 독자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조금은 낯설고 우리의 관심밖에 있는 동남아 페낭에 대한 중국 화교들의 이민사이지만, 그 과정에서 영국 제국주의 식민정책에 따라 거의 노예에 가까운 대우를 받아가며 힘든 노역에 처해지며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아편을 피울 수밖에 없는 화인들의 모습을 보며 거대 상인들의 잔혹함과 아울러 그들 뒤에서 식민지 정책을 이어가는 영국제국주의자들의 교활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을 보며 우리들의 옛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저자는 원래 중국미술사를 전공하는 미술사학자임에도 관심의 폭을 넓혀 동남아 근대 화인사회의 여러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 보이고 있다.

고리타분하고 딱딱한 사료 묶음이 아닌 흥미진진하기 짝이 없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영국 제국의 식민지 경영실태, 화인사회의 이주와 비밀결사, 쿨리들의 아편 흡연의 검은 고리, 주석 채굴로 인한 페낭화인 사회의 벨 에포크 및 고무를 필수 소재로 하는 근대 산업사회의 도래로 인한 페낭 화상들의 몰락 과정 등이 영화처럼 펼쳐진다.

 

우리의 시각이 이제 좁은 한반도를 넘어 좀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은 이에 꼭 맞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몇 년 전 너무도 흥미롭게 읽은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황금반도>(유병선 역, 경북대출판부, 2017)도 이 책에 몇 군데 인용되어있어서 반가왔다.

앞으로 이러한 일국사를 넘어 좀 더 넓은 곳을 속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실 있는 책이 많이 출간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저자 강희정 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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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상인과 동아시아 무역사
김영제 지음 / 푸른역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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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로운 분야의 책이다.

천년 전 고려상인이 송나라와 어떠한 해상무역을 하였는지, 하나하나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사료 조각을 맞추어 가며 떠나는 역사기행문이라고 할까.

 

송나라, 원나라 당시의 동아시아 해상무역의 현황에 대하여 중국과 일본은 자국 중심의 해상교역사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있음에 비하여 우리의 경우는 그러한 연구성과가 없다는 반성에서 고려상인을 중심으로 한 저자의 10여년에 걸친 각고의 연찬 결과가 바로 이 책 <고려상인과 동아시아 무역사>이다.

 

저자의 성실함에 힘입어 사료에 기반한 천년 전 고려상인들의 활약이 구체적고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조선시대를 벗어나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드라마, 영화를 제작할때도 많은 참고가 될 수 있겠다는 엉뚱한 상상도 해본다 ^^

  

송 재정사 연구가 저자의 전문 연구분야임에도 약간의 외도(?)를 통한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고려상인의 해상무역 실상을 우리에게 펼쳐보여주고 있다.

바라기는 향후 중국사 전공자와 고려사 연구자 및 동아시아사 전공자들과의 협업을 통한 한층 발전된 연구 성과물이 계속하여 출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최근에 읽은 <아편과 깡통의 궁전 - 동남아의 근대와 페낭 화교사회>(강희정, 푸른역사 2019) 같이 일국사를 뛰어넘어 동아시아를 아우르는 저작물이 많이 이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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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 - 하응백 연작소설
하응백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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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세편의 짧은 단편 혹은 중편으로 구성되어있다.

 

1. 김벽선 여사 한평생, 2. 하 영감의 신나는 한평생, 3. 남중(南中)

 

앞의 두 부분은 문체는 간결하고 길이는 짧지만 내용은 풍부하고 일견 건조한 듯한 진행 속에서도 큭큭하게 만드는 웃음과 아울러 가슴 저려오는 깊이 있는 애환이 눈길을 끈다.

 

1. 김벽선 여사 한평생 중 한부분

 

파란만장한 기나긴 삶이 다해가는 어느날 요양병원에서 모친이 아들에게 하는 한 마디 말,


“고맙다.... 애비야... 애들 엄마하고 아이들하고 잘 살아...”

 

나중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머니의 눈이 감겨 있는 상태이지만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어머니의 손을 잡으며 아들이 하는 마지막 인사,


“잘 가세요. 어머니.”(67~68쪽)

 

간결한 이 문장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 온다.

 


2. 하 영감의 신나는 한평생

이 부분 중 해학적인 장면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한 장면을 보자.

시험이 끝나고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든 5학년 어린 아들이 어머니에게 자랑하고픈 심정으로 학교에서 달려와 방문을 와락 열어 젖혔을 때, 두 집 살림을 하며 가끔 집에 들르는 영감이 찾아와 어머니와 그 짓을 하던 순간 삼자가 서로 눈빛이 마주친다. 집밖으로 달려 나갔다 몇 시간 후 집에 들어 왔을 때 영감은 이미 가고 없는 상태. 무안하기 짝이 없을 분위기에서 어머니가 어린 아들에게 밥을 차려주며 한 마디 내뱉는 대사가 압권이다.


“하필 그때 와 가지고...” (108쪽)

 

마지막 부분 하영감의 하관식 날 마지막으로 관 위로 한 삽 흙을 뿌리고 난 후 작자의 심정이 한 줄로 묘사되는데 20년 전 꼭 같은 경험을 한 사람으로 서 깊이 공감가는 부분이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무릎이 푹 꺽였다.(115쪽)

 

앞 두 부분에 비해 3. 남중(南中)은 많이 아쉬운 작품이다. 이는 소설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 프로문학의 실태 및 박근혜 정부 문예 정책 블랙리스트 관련 진술서 혹은 회고록 수준이어서 소설문학으로서는 미흡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여하간 간만에 읽은 최근 소설로서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하응백의 소설이 계속해서 출간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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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베틀라노프 (Evgeny Svetlanov) 지휘, 레비 (Andre Levy) 외 연주 / BELLE AME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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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문해서 오늘 도착했는데 확인해보니 벌써 절판상태네요~~
후유~~^^

천천히 음미하며 잘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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