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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세계사톡 1~3 세트 - 전3권 ㅣ 세계사톡
무적핑크.핑크잼 지음, 와이랩(YLAB) 기획, 모지현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세계사책을 이렇게 빨리 완독하는 날이 올 줄이야!! <세계사톡 2. 중세의 빛과 그림자>, <세계사톡 3. 근대, 새로운 만남의 시대>를 연달아 읽으며 세계사의 재미를 깨달았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쏙쏙 빠져들어서 관련한 다른 세계사책들로 더 진지하고 깊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어졌을 정도다. 이번에도 큰 줄기대로 흐름을 얘기할 자신이 없어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이야기들로만 모아모아서 리뷰를 쓴다.
1. 대극장의 인기 배우 테오도라, 로마의 황후가 되다
동로마 제국의 전성기를 이룬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대체. 그는 대극장의 인기 배우이지만 매우 천한 신분이었던 테오도라와 사랑에 빠져 로마의 법까지 바꾸어 가며 혼인을 한다. 신하들과 많은 백성들이 그에 반감을 품었고 532년 대전차 경기 관람 중에는 군중 난동까지 벌어진다. 놀란 황제는 황후와 함께 도망가려고 했는데 "추한 모습을 보이느니 차라리 황제로 죽으라"며 설득하는 아내의 말에 궁전에 남았다. 다행히(?) 황후가 불러모은 게르만 용병대가 반란 세력을 일망타진 했고 이후 테오도라는 유스티니아누스를 능가하는 제국의 통치자로 제국에 이름을 남기며 동방 정교회의 성인으로 추대받는다.
2. 천일야화 천 하룻밤의 이야기.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백, 천, 만 등에 1을 덧붙이면 "무수히 많다"는 뜻이라고 한다. 아라비안 나이트를 두 번이나 읽고도 이걸 몰랐다니!!
3. 서유기의 삼장법사는 실존인물?
당나라의 불승 현장이 20대 후반의 나이에 해외여행 금지 규정을 어이고 비합법적으로 출국을 시도한다. 무사히 인도에 도착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경전을 수집해 당으로 귀국, 위법을 저질렀다며 감옥에 갇히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당 태종의 요청으로 서역여행기를 작성하며 대당 서역기를 완성한다. 이후 불교 법전 번역에 힘써 그 권수가 1338권에 달했고 이는 이후 700년 동안 185명에 의해 번역된 불경 총 5048권 중 사분의 일 분량이었다고 한다. 대략 5일에 한 권씩 번역한 것이라는데 예사 인물이 아니었던 것이 확실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그냥 천재셨는가 보다. 공부하다 과로하는 일이 많아 피를 뿜었다는 강희제랑 세종대왕이랑 삼장법사를 붙여놓았으면 대단했겠다는 생각이;; 오승은의 작품 서유기는 현장의 대당서역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불승 현장은 불교 경전인 경장, 율장, 논장의 삼장에 능통하여 실제로 삼장법사로 불리었다고 한다.
4. 세상에는 왜 이렇게 다양한 세금이 있을까?
소득세, 지방세, 사대보험 떼일 때 나한테 돌아온다는걸 알아도 피눈물이 나는 기분인데 중세 유럽의 농노들은 나보다 세금을 더 많이 냈더라. 성인이면 모두 내는 인두세야 그렇다 쳐도 축의금은 못받을 망정 결혼하면 결혼세도 냈고 방앗간 같은 영주 시설을 써도 의무적으로 이용료를 납부했다고 한다. 정해진 요율도 없고 순 영수 마음대로;; 세금 많다고 이동도 못한다. 거주지 자유가 없어서ㅠㅠ 송나라 시대에는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피륙이나 곡물을 새와 쥐가 먹을 것이니 그만큼 더 거두어야 한다"는 작서모라는 세금까지 있었다고 하니 그때 사람들은 세금 내면서 얼마나 손을 떨었을까.
5. 17년간 몽골 제국의 관리로 일했던 마르코 폴로
마르코 폴로가 동방 견문록을 썼다는 것만 알았지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몰랐는데 임종을 앞둔 마르코폴로에게 친구들이 얘기했단다. 영혼의 안식을 위해 동방견물록에 쓴 거짓말을 취소하고 회개하라고. 대체 어떤 내용이었길래?? 그러나 마르코 폴로는 내가 본 것의 절반도 다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회개를 거부했다고 하는데. 근대 시대 조선에 온 하멜은 동인도 회사에 체불된 임금의 지급을 요청하는 보고서로 하멜표류기를 작성한 거라는데 고향 떠나 둘 다 고생이 많았구나.
6. 말리 왕국 공주이고 싶다!!
전 세계 금 생산량의 70프로, 소금은 50퍼센터를 생산했다는 말리 왕국.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한 인류 최고의 부자로 뽑힌 존재가 바로 만사 무사, 말리의 왕이다. 자산 규모가 약 455조로 빌게이츠 자산의 5배라는데 도저히 상상이 안간다. 1324년 만사 무사가 메카에 성지순례를 갔을 때 카이로의 동냥하는 거지들에게 뿌린 금이 너무 많아 금값이 폭락하고 인플레이션이 올 정도였다고 한다. 만사 무사를 뒤따른 140키로그램에 가까운 황금을 실은 80마리의 낙타!!!! 상상만 해도 황홀할 지경이다. 이름도 어쩜 만사 무사인지!! 만사 무사님 저 저 낙타 한 마리만요!!
7. 정화의 남해원정
정화의 원정이 서양의 콜롬버스나 마젤란, 바스쿠 다가마 등보다 빨랐다는 사실은 알았는데 규모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정화 함대의 배 한 척이 얼마나 컸는지 콜럼버스의 선단을 모두 다 실을 수 있을 정도였단다. 1500톤급 선박에 선원의 수 2만 7천명!! 이 정도 규모의 함대는 500년 후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고 하니 그 규머의 어마어마함에 입이 떡 벌어지게 된다. 거기다 전쟁, 식민지, 약탈 등과도 거리가 먼 조공 나들이(?)라는 평화로운 목적을 가진 원정이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서해안을 탐험할 때 이미 아프리카 동해안을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정화의 함대들. 명나라가 영락제의 뜻을 이어 해상 원정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청나라가 해금정책을 고수하지 않았다면 아시아와 유럽의 역사 판도는 어마어마하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8.무적함대의 해전에 참가했던 돈키호테
1571년 펠리페 2세의 에스파냐 함대가 서유럽 최대의 적 오스만 제국을 격파했던 레판토의 앞바다에 돈키호테의 작가인 세르반테스가 있었다니!! 나폴리에서 입대한 세르반테스는 레판토 해전에 참가해 그 부상 후유증으로 평생 외손을 쓰지 못해 레판토의 외팔이라는 별명을 얻게됐다고 한다. 본국으로 귀환 중 이슬람 해적의 습격을 받아 노예가 되는 등 여러 어렵고 불행한 일들을 겪었던 세르반테스. 그도 레판토의 앞바다에 가라앉는 오스만 함대를 바라보며 "에스파냐왕 펠리페 2세 만세!!"라 외쳤을까? 환호하는 총사령관 돈 후안과 유럽 해군들 속에 그의 목소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을씨년스럽다.
9. 네덜란드는 왜 오렌지색을 좋아할까?
네덜란드가 왜 오렌지색을 좋아하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데 오늘에서야 의문이 풀렸다. 네덜란드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빌럼 1세. 빌럼의 오라녀 가문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부유하고 명망있는 가문인데 이들 가문의 넷이나 되는 아들들이 모두 네덜란드 독립전쟁에 참전해 이름을 떨치고 사망했다고 한다. 그후 오라녀 가문은 국민들의 지지 속에 왕가가 되었고 여전히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먼나라의 국민인 나도 네덜란드의 왕자와 공주 사진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웃음) 오랑녀는 프랑스 남부 오랑주의 네덜란드식 발음이고 그 오랑주의 영어식 발음이 오렌지라고 한다. 참고로 빌럼 공은 펠리페 2세의 자객에 의해 살해 되어 총으로 암살당한 최초의 역사상 인물이 되었다고 한다.
10. 악마의 음료 커피
"내 마음이 커피나 커피하우스를 원하는 것이 아니오.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우정이오. 커피는 구실에 불과하오." 1475년 세계 최초의 커피 하우스에 카흐베하네에 붙어있었다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근대 세계사 속에서도 커피는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술레이만 때에는 커피 끓이는 관리만 40여명이나 되었고 그 시절의 부인들은 남편들이 매일 커피를 사오지 않으면 이혼을 요구할 권리가 있었단다. 반대로 영국에서는 커피하우스에서 발 붙이고 집에 안들어오는 남편들 때문에 아내들이 커피 반대운동을 펼치기도 했단다. 카톨릭 사제들은 커피가 이슬람의 산물이라며 금지를 요청했는데 정작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커피에 반해 커피에 셰례를 함으로써 커피를 기독교 음료로 만들었다 하니 악마의 음료 커피의 가공할 위력을 느낀다. 생각난 김에 나도 커피나 한잔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