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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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정말 좋았습니다. 돈키호테를 보는 다른 눈을 키워주신 작가님,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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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의 정원 - 빨강 머리 앤이 사랑한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
박미나(미나뜨) 지음, 김잔디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지금이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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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도 정말정말 예쁘고 앤 속 꽃과 나무, 식물들에 대한 묘사가 시 같이 정말 예뻐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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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의 정원 - 빨강 머리 앤이 사랑한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
박미나(미나뜨) 지음, 김잔디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지금이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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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책 지원 도서입니다

서점 신간을 훑다가 설렘 폭발하는 제목을 만났어요. <빨강 머리 앤의 정원>, "빨강 머리 앤이 사랑한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을 일러스트로 담은 책이라니, 인스타그램 10만 팔로워의 수채화 작가 박미나님이 그린 자그마치 72개 일러스트를 모아 만든 책이라니, 빨강머리 앤을 인생책으로 둔 독자는 좋아서 쓰러질 지경이었어요. 책을 받기까지 앤의 정원에 등장할 꽃들을 이리저리 예상했는데요. 추측이 어마어마하게 빗나갔습니다. 알고 보니 <빨강 머리 앤>뿐 아니라 <에이번리의 앤>, <레드먼드의 앤>, <윈디 윌로우즈의 앤>, <꿈의 집의 앤>, <잉글사이드의 앤>, <무지개 골짜기>, <잉글사이드의 릴라>까지 앤 시리즈를 총망라하여 문장을 담고 그림을 그렸더라구요. 전 에이번리의 앤까지 밖에 못읽어서 나머지 앤 속 식물들의 이야기는 아예 몰라요. 더 좋잖아요!!! 완전 최고!!!

"관심을 가지고 보면 예쁘지 않은 꽃이 없다"(p7)는 작가님의 말씀은 앤에게도 꼭 들어맞는 말 같아요.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도착하는 즉시로 섬에 반해버린 앤에겐 마주치는 모든 길, 모든 숲, 호수와 개울과 이웃집의 울타리 안 정원까지도 관심의 대상이었겠지요? 노을빛으로 물드는 오솔길 곳곳과 어둑한 그림자가 진 단풍나무 밑, 전나무 아래 와인을 흩뿌린 듯 맑은 보랏빛 땅거미와 시험 결과의 조마조마함도 잊게 만드는 초록 지붕 아래 보라색 제비꽃, 연인의 길에서 머리를 내미는 고사리, 8월의 햇빛을 담으려고 하늘 높이 황실의 잔 같은 꽃잎을 들어올린 불꽃나리와 새침하게 솟아나는 숲속의 온갖 식물들, 푸름이 주는 좋은 예감들, 무엇보다 자작나무 아래에 있으니 앤이 꼭 나무 요정 같아 보인다는 길버트의 말에 가슴이 다 녹아내렸습니다. 으아아>_<

봄바람에 안그래도 설레는 매일매일인데요. 앤의 정원을 보면서 어찌나 힐링되는지 한 문장 읽고 책 덮고 꼭 끌어안았다 다시 펼쳐 한 문장 읽고 다시 눈 감고 상상하기를 반복했어요. 그렇게 한번 완독하고 아쉬워 다시 한번 완독했습니다. 글밥이 적어 부담이 없던 탓도 있지만 책이 정말 정말 좋았거든요. 빨강머리 앤을 통째로 완독할 때엔 앤에 집중하다 보니 풍경이나 나무, 꽃, 열매, 잡다한 풀들에 대한 묘사를 큰 관심 없이 흘려보냈단 말이에요. 앤이 매슈 아저씨에게, 다이애나에게, 또 혼잣말로, 꽃과 나무에 대한 감상을 얘기할 때만 저도 같이 꼼꼼해졌던 것 같아요. 앤을 네번쯤 완독하고 오디오북으로 다시 앤을 접하며 처음으로 빨강머리 앤 속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풍경과 자연을 제대로 마음에 담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때에도 실은 제가 다 보지를 못하고 있었던 거에요. 다 느끼지도 못하고 있었던 거에요. 조각조각, 외따로 떨어져나온 문장들을 읽으며 몽고메리의 짙은 감수성, 시와도 같은 자연에 대한 묘사들을 깨닫습니다.

"다른 언어를 가진 생명체와 마음으로 대화하며 기뻐하고 위로를 받는 앤의 모습은 외로움이 만들어낸 허상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구체적이고 한없이 아름다운 정서를 품고 있다."(p10) 앤이 좋아하는 사과를 매슈 아저씨에게 권해 함께 먹는 장면을 기억해요. 그치만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저는 그 장면의 진가, 러싯 사과의 의미를 내내 깨닫지 못했을 것만 같습니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앤을 만나고 다시금 앤에 반해요. 얼마나 값진 책인지, 얼마나 멋진 책인지 진심으로 감탄하고 칭찬합니다. 앤과 관련하여 나왔던 부수적인 출간물 중 제일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아 물론, 뭐니뭐니 해도 최고는 원작 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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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구찌
사라 게이 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다니비앤비(다니B&B)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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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비앤비 지원 도서입니다

1995년 3월 27일 월요일 아침 8시 30분. 밀라노의 팔레스트로 거리 20번지의 한 건물로 들어서는 마우리치오 구찌에게 의문의 남자가 다가섭니다. 짙고 풍성한 고수머리였다고, 목격자였던 경비원 오노라토가 진술한 그 남자가 마우리치오를 향해 팔을 뻗습니다. 한 발, 또 한 발, 다시 한 발, 그리고 마지막 확인 사살. 마우리치오를 쏘고 달아나려던 남자가 겁에 질린 채 오도가도 못하고 선 오노라토를 발견하는군요. "안 돼!" 하고 거부했지만 들어줄 리가 없죠. 비명을 지르는 오노라토를 마저 쏜 살인자는 아침 거리 속으로 조용히 사라집니다. 마우리치오와 오노라토가 건물 안에서 흥건히 피를 쏟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소설이 아닙니다. 페이지를 열자마자 암살이라니 아무리봐도 소설 같지만 구찌 가문의 일대기를 다룬 경영 역사서라고나 할까요? 구찌 가문 연대기? 구찌 가문 전기? 뭐 하여튼 그런 장르입니다.

구찌의 뿌리를 찾아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 상인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굳이??) 실상 구찌의 뿌리는 구찌오 구찌, 19세기 밀짚모자 사업을 하다 파산한 부모님 덕에 도피하듯 고향을 떠나 런던의 사보이 호텔에 취직한 평범한 남자였어요 . 벨보이에서 침대열차 회사의 직원으로, 골동품 상점과 가죽제품 회사, 가죽공예 회사로 이직에 성공한 그는 비냐 누오바 거리에 구찌 가문 최초의 기업인 발리제리아 구찌오구찌를 창업합니다. 샤보이 호텔에서 깨친 미적 감각으로 고객들의 고급스런 취향을 완벽히 저격한 그는 영국의 가죽제품을 떼서 재판매하는 처음의 단계를 뛰어넘어 공방과 직접 계약해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요. 운 좋게도 구찌오의 딸과 아들들이 모두 사업 감각이 뛰어나 아버지의 살림에 이바지하는데요. 스무살에 가업에 뛰어들어 배달이라는 밑바닥 일부터 시작한 알도와 배우로 짧은 성공을 거둔 전적이 있는 로돌프가 게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었습니다.

"구찌는 오직 하나다."(p342) 구찌오는 구찌의 가족 경영 체제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정작 자녀들의 화합에는 밀알 한 톨만큼의 관심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경쟁이 긍정적 자극제가 될 거라 믿어 아들들끼리 (딸은 경영 초기부터 완전히 배제;;) 경쟁을 붙이는 일을 서슴치 않았어요. 이런 교육이 사단이 되어 훗날 구찌 왕조는 어마어마한 가족 분쟁을 경험하는데요. 형제인 알도와 로돌프, 부자 사이인 알도와 파올로, 삼촌 조카 사이인 알도와 마우리치오, 역시나 삼촌 조카 사이인 로돌프와 파울로, 사촌 지간인 마우리치오와 파올로, 그밖의 여러 피붙이들이 오늘은 여기서 내일은 저기서 편을 먹구요. 어느 한 편이 이기면 다시 갈라져서 팀을 재편성하고 전투를 거듭합니다. 가족간의 음모와 배신이 삼시세끼 밥 먹는 정도가 아니라 숨 쉬 듯 자연스러워 놀랐어요. 기나긴 구찌 가문의 갈등에 대해 오죽하면 "G는 구찌가 아니라 전쟁(guerra)을 상징한다"(p228)는 기사 문구가 등장했을 정도니까 말 다했죠.

책의 또다른 흥미를 부여하는 요소는 구찌 남자들의 하나같이 남다른 여성 편력이었습니다. 이탈리아 남자답게 열정적인데다 돈까지 넘치게 많으니 이건 뭐, 사랑과 전쟁이 아니라 사랑의 핵폭탄 수준으로 사건사고가 넘쳐요. 너무 저질인건요. 이놈이나 저놈이나 아내한테 맘 떠나면 양육비를 안준다는 겁니다. 자식 방치는 덤;; 처음의 저 사건 마우리치오 살해 사건도 제가 초반에 읽으면서 짐작한 범인이 있었는데 (필연적이랄까요?) 완전히 다른 인물이 등장하시어 (더욱 필연적인 존재라 이해는 갔습니다;;) 깜짝 놀라 그 시절 신문까지 찾아봤을 정도에요. 어지간해야 믿죠. 책을 읽고도 의심이 들어서 2013년 기사를 찾아 읽고 와, 이 사람들 진짜 미쳤구나 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범죄는 없다니 돈이 참 대단하긴 대단합니다. 중세 유럽 왕실 비하는 댈 것도 없어요. 구찌 너네가 가문 막장 비하인드로 왕 먹으세요.

서글픈건 "자전거를 타면서 행복한 것보다는 롤스로이스에 앉아서 우는 게 낫죠."(p116)라고 말한 구찌 며느리의 말에 제가 어느 정도 공감을 했다는 거에요. 저 정말 속물 다됐나 봐요. 울먹울먹. 롤스로이스에 앉아서 울어보고 싶어요!!!! 로돌프가 미운 며느리 떡 하나 더준다고 아파트에 다시 아파트, 벚꽃 농장, 복층 펜트하우스 기타등등 별장과 여러 해외 부동산을 사주는데 아이고 아버님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물론 이 건물의 소유권은 모두 구찌 가족의 지주 회사인 케이트필드 앞으로 되어 있고 때문에 이혼 후 법적 권리가 없다는 함정은 있었지만요. 마우리치오와 같이 총 맞은 오노라토가 배상을 1원도 못받고 계속 경비일을 하는 현재의 장면을 목격하고서 더욱 울먹울먹, 자전거 보단 역시 롤스로이스 같아요(ಥ _ ಥ) 막장 가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사는 세계가 정말 다른 구찌 일가의 삶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은 느낌을 확 받으신다면 제가 리뷰를 잘 쓴거고 아니라면 제가 리뷰를 못쓴 거에요. 책은 정말 너무너무 재밌습니다. 장르가 소설이 아니라 망설이는 독자는 없으시길 바래요!




서글픈건 "자전거를 타면서 행복한 것보다는 롤스로이스에 앉아서 우는 게 낫죠."(p116)라고 말한 구찌 며느리의 말에 제가 어느 정도 공감을 했다는 거에요. 저 정말 속물 다됐나 봐요. 울먹울먹. 롤스로이스에 앉아서 울어보고 싶어요!!!! 로돌프가 미운 며느리 떡 하나 더준다고 아파트에 다시 아파트, 벚꽃 농장, 복층 펜트하우스 기타등등 별장과 여러 해외 부동산을 사주는데 아이고 아버님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물론 이 건물의 소유권은 모두 구찌 가족의 지주 회사인 케이트필드 앞으로 되어 있고 때문에 이혼 후 법적 권리가 없다는 함정은 있었지만요. 마우리치오와 같이 총 맞은 오노라토가 배상을 1원도 못받고 계속 경비일을 하는 현재의 장면을 목격하고서 더욱 울먹울먹, 자전거 보단 역시 롤스로이스 같아요(ಥ _ ಥ) 막장 가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사는 세계가 정말 다른 구찌 일가의 삶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은 느낌을 확 받으신다면 제가 리뷰를 잘 쓴거고 아니라면 제가 리뷰를 못쓴 거에요. 책은 정말 너무너무 재밌습니다. 장르가 소설이 아니라 망설이는 독자는 없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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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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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지원 도서입니다



이메리카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돼지 데이빗.

다른 형제들에게 치여 젖도 제대로 못먹는 모습에 농장주인 제임스씨가 아기돼지를 집안으로 들였어요.

하필 그날이 제임스씨의 아들 조지의 생일이라는 것도 이 선택에 한 몫 했겠죠?

조지와 함께 먹고 자고 성장하는 나날들.

그러던 어느 날, 데이빗의 입에서 말문이 터집니다.

"쿠키. 배고파요!"



제임스씨는 조지를 단단히 단속합니다.

"조지, 데이빗이 말한다는 건 어느 누구에게도 얘기해선 안 된다."

처음엔 영문을 몰랐던 조지.

그러나 학교를 다니고 데이빗을 자랑하기 위해 친구들 데리고 온 날 아버지의 기우를 이해하게 됩니다.

데이빗은 친구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동시에 데이빗을 아프고 위험하게 만들었구요.

자신이 돼지임을 몰랐던 데이빗에게 "넌 돼지" 라는 정체성을 상기시켜요.

그때까지만해도 데이빗은 자신이 사람인 줄로만 알았거든요.

조지와 자신이 형제라고만 생각했어요.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베이컨을 먹고 싶다고 할 때 엄마가 경악하는 이유도

조지처럼 제임스씨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은데 왜 제임스씨가 이를 거부하는지도 몰랐어요.

목장에 갇힌 친엄마와 재회하는 일은 데이빗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전 사람이에요. 왜 절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거죠?"



조지와 함께 서커스단에 합류해 대도시 빅요크로 떠나 데이빗의 자아 찾기.

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인권을 부여받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데이빗에 공감했어요.

동시에 데이빗과 같은 동물이 진짜로 세상에 나타나게 됐을 때 나는 과연 어느 편에 서서 지지를 보낼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 동물이 개나 고양이, 또 아주 예쁜 새들이나 어디 아프리카 초원의 동물들이라고 가정하면 별 어려움이 없지만요.

그 동물이 돼지나 소나 닭이라면 어쩌죠?

어제까지 내 입에 들어갔던 일용할 양식들이 말하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한다면요?

맛있고 편리한 육식의 길을 단호히 끊고 그들을 인정하며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요?

흑인 노예들의 자유독립 선언을 두고 고민하는 백인처럼 말하는 것 같아 좀 부끄럽지만요.

그게 흑인이었을 때는 당연하지!!가 당연했던 고민이 돼지가 되고 닭이 되니 당연하지!!가 당연하지가 않아집니다.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든 <데이빗>의 네이버 연재 평균 평점은 9.9!!

그 빛나는 점수에 공감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넘 안쓰럽고 가엽고 불쌍하고 미안하고 기타등등 죄스러운 맘 굴뚝이었어요.

내 입맛과 그의 생존권을 같은 선상에 두고 고민한 게 창피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탕수육을 먹다니...

저를 사람답다고 해야할지 사람도 아니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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