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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지음, 류승경 옮김 / 수오서재 / 2017년 12월
평점 :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 (p275)
1860년도에 태어나 76세에 붓을 들며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가 되신 모지스 할머니의 에세이입니다. 할머니의 출생년도를 크게 신경쓰지 않은 채 읽고 있다가 링컨 대통령이 사망했던 날의 일화를 들려주셔서 깜짝 놀랐지 뭐에요. 검색해보니 1865년 링컨 대통령 암살이 뜨더라구요. 링컨 대통령이 생각보다 젊은(?) 태생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했달지 할머니의 101세라는 나이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달지 하여튼 그랬습니다. 링컨에서부터 시작한 이야기가 트루먼까지 이어지니 미국 사람들은 할머니의 얘기가 더욱 흥미진진하려나요?
"사람들은 내게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때이거든요.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 말이에요." (p256)
이야기는 할머니의 출생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아버지, 엄격하지만 손이 야물고 딸에게 많은 재능을 물려주신 어머니. 열남매의 중간에 태어나 화기애애 하고 장난기 많은 형제들과 근심걱정 없이 살았던 열두 살 때까지의 일화와 가정부로 가 일하게 된 집들, 남편 모지스씨와의 첫만남, 연애, 결혼, 열번의 출산과 아이들의 성장, 목장을 찾아 남부와 북부를 오고갔던 여러 차례의 이사들 그리고 이별들. 화가로서의 삶의 이야기가 집중되어 있지 않을까 했던 책은 의외로 그림 이야기는 별로 없이 잔잔하지만 할머니의 행복했던 기억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별조차도 노년의 할머니에겐 그리 큰 상실이 아니었던 것인지 에세이는 시종일관 격정없이 잔잔하지만 그래서 더욱 편안하고 기분 좋은 시간이었어요. 할머니와 같이 풍요로운 감성과 자주적인 마음을 가득 품은 채로 나도 나이를 먹어야겠다 싶었습니다. 276장에 달하는 알록달록 예쁜 풍경화들을 덤으로 만나 더욱 즐거운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를 이 겨울이 다가기 전에 따뜻하게들 만나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삶을 더 즐겼고, 더 행복해했어요. 요즘엔 다들 행복할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질문에 맞닥뜨리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덮어버리는 게 상책입니다. 내가 은 골무를 얻으려고 성경을 읽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요!" (p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