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같은 미혼 여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가님이시죠. 마스다 미리의 신간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 가 출간되었습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내누나속편, 차의 시간. 어쩌다 보니 이렇게 두서 없이 그녀의 책을 만났지만요. 매 권 한살 한살 들어가는 나이와 미혼의 불안과 그럼에도 지금이 좋다라는 공감으로 마음을 가득 채워 저는 이제 마스다 미리를 꽤 좋아하는 팬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가족들과의 아기자기한 일상 또한 너무 좋구요. 물론 이 모든 게 만들어진 가공의 이야기라는 걸 알지만 저는 수짱도 마이코도 사와코도 그리고 여기 이 책 사와무라 씨 댁의 70세 아버지 시로와 69세 어머니 노리에, 40세의 히토미의 일상이 너무나 저희와 같아 꼭 저기 일본 그리고 한국에 실제로 있는 사람들인 것만 같단 말이죠. 특히 마흔의 미혼, 부모님과 함께 살다 독립을 놓쳐버린 이 아가씨의 고민과 생각들 중 저와 일치하는 게 너무너무 많아 국경은 달라도 우리들의 걱정은 정말 똑.같.구.나 라는 동질감으로 뭔가 흐뭇했습니다.
눈 깜빡할 새 나이를 먹은 부부가 함께 먹고, 자고, 취미를 공유하는 즐거움. 평생을 함께 해왔지만 종종 발견하게 되는 낯설음을 제 인생에서 느끼게 될 일은 아마 없을 것 같지만요. 마흔이 되도 애기 같은 딸에 대한 사랑, 은퇴 후의 삶의 여로를 생각하며 준비하는 자서전, 미혼의 자녀를 어쩌면 홀로 남겨두고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그럼에도 하나하나 준비해가는 사후 준비는 눈물까진 나지 않았지만 어쩐지 마음이 쓰리고 속상해 문득 엄마에게 전화하고픈 마음이 생기게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엄마는 놀러가서 전화를 안받으시더라구요. 놀러 간 거 깜빡함. 회의 중이니 나중에 전화하겠습니다 라는 문자 한통만 딸랑 보내셨어요. 저 수신차단 당한 거 맞죠? (;;;;) 미혼의 친구들끼리 모여 몇 살까지 결혼 안하면 우리 같이 동거하자고 하는 약속이나 그러나 속으로 얘랑은 힘든데 하는 장면!! 전 작가님이 저희 대화 엿들은 줄 알았습니다. (키득키득) 엄마 노리에의 히토미에 대한 영 엉뚱한 걱정도 저희 모녀 같더라구요. 외향적인 엄마는 내향적인 딸의 성향을 잘 이해를 못하니까 혼자 놀아 버릇하는 저를 엄청 걱정하시거든요. 아마 저 유치원생 때부터 내내 걱정해 오셨을 거에요. 그때부터 친구 만들어 주려고 엄청 애를 썼는데 친구들 초대해도 제가 막 혼자 놀더라는 얘기를 그렇게 막 하십니다. (미쵸미쵸) 제가 괜찮다고 해도 절대 믿지 않으시고 나이 들어 외로워진다 돌림노래 하시다 친구들 몇 명 결혼하고 나니 친구들이 남편 없다고 무시하진 않냐 은근히 떠보시기도 하고, 애들이 저랑 안놀아줄까봐 (엄마 제발!! ) 무슨 초등 학부모님처럼 걱정하셔서 요즘도 가끔 기함을 합니다. 자식이 결혼을 안하니 엄마도 그쪽으로는 철이 덜 드는건지도 모르겠다고 부모자식동반성숙론을 제시하고 싶을 정도로 이상한 걱정을 하시는 것만 빼면 모녀 사이 아무 문제가 없을텐데 말이죠. 요즘은 이것도 사랑이라고 그냥 웃고 넘깁니다. 재미고 귀엾죠 뭐. 상조 가입한다고 하실 때엔, 무슨 영문인지 너무너무 화가 나서 막 다투기도 했지만요. (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ㅠㅠ) 부디부디 오래 사셨으면. 더 늙지도 마시고 아프지도 마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하고픈 그 마음이 히토미와 제가 꼭 같습니다. 아마 모든 자식들 마음이 저희와 같겠지만요. 사와무라 씨 댁이 치비를 떠내보내고 이제 더는 개를 키우지 않는 이유는 "언제까지 돌봐줄 수 있을지 모르니까"라는 불안감 때문인데요. 독립할 줄 알았던 딸도 아직 안나갔으니까 딸을 믿고 배짱으로 귀여운 가족을 늘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생은 예측불허고 사는 날까지 더 많은 반려견을 만나 많이많이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