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쓰네조는 개천의 용 같은 사나이입니다. 탐욕스럽고 부도덕하고 이기적인 짓을 서슴치 않으며 가난한 목수의 삼남에서 와타나베 토건의 사장으로 부를 공고히 했습니다. 정재계에 끈을 대고 뇌물을 먹여 인연을 쌓고 그들을 수족처럼 부리기까지 그가 들인 공과 지력은 어마어마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끈이 부작용이 되어 자신의 딸을 헤치고 범인조차 잡지 못하게 만들 줄은 몰랐겠지만요.
와타나베의 외동딸 미카가 늦은 밤까지 돌아오지 않는가 싶더니 뒤이어 1억엔을 요구하는 협박전화가 옵니다. 딸을 인질로 데리고 있으니 1억엔을 준비하라. 와타나베와 아내는 두려움과 분노로 덜덜 떨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범인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와타나베의 어조에 비추어 어쩌면, 1억엑만 들려준다면, 범인은 무사히 미카를 귀환시켰을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그러나 일찍이 와타나베의 뇌물을 받아 그와 교류해 온 경찰 수뇌부는 와타나베의 돈에 대한 탐욕이 딸에 대한 애정보다 크리라는 잘못된 짐작으로 1억엔만 회수한 채 범인을 놓쳐버립니다. 미카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고 여기서부터 제목과도 같은 조작된, 사실과는 전연 관계가 없는 새로운 스토리의 범행 하나가 만들어지게 되지요.
진범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경찰 수뇌부의 갖은 약점을 쥐고 있는 와타나베 쓰네조의 분노의 화살을 돌려라! 1억엔에 대한 협박이 있기 전에 범인이 미카를 죽였다는 증거를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목적성에 하필이면 딱 부합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우연히 산나물을 캐러 들어갔다가 미카를 발견하게 된 기가 약하고 비뚤어진 청년 쇼지. 일찍이 세 차례의 절도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 그가 미카의 가방에서 돈을 훔친 것이 증거가 되어 절도가 아닌 살해의 누명을 쓰고 체포가 됩니다. 그리고 그와 연관된 경찰과 검찰과 변호인과 법원, 피의자 가족과 피해자 가족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하는데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증거조작을 명시하는 경찰, 윗선의 지시를 받아 조작을 눈감는 경찰, 자신만의 정의로 증거보다 감을 우선하는 경찰, 피고인에 대한 보호보다 돈과 유명세에 집착하는 변호인, 진실보다 집행 체계를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무심한 사법부, 의로우나 아직은 서투른 햇병아리 국선 변호사. 진범에 대한 추측에도 끝내는 입을 다무는 피해자 가족들. 힘없고 가난한 피고인의 가족들. 그리고 무엇보다 경찰의 책략과 폭행에 대한 두려움,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후회와 원망과 희망 사이에서 오며가는 나약한 죄인 쇼지. 그들의 이야기가 아주 차분하고 간략하게 진행됩니다.
구구절절한 서술이나 꽈배기처럼 꼬인 감정선, 복잡한 미사여구는 없습니다. 어떤 때는 신문기사처럼 또 어떤 때는 설명문처럼 또 어떤 때는 법조인의 간략한 논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객관적 구술로 독자를 방척객과 같은 위치에서 작품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 자체가 일본 경찰 앞에 선 피의자들의 보호받지 못하는 권리에 대한 작가의 고발문일지도 모릅니다. 평범한 모든 국민이 증거없이도 범인으로 몰릴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시켜주는 투고문일 수도 있구요. 소설의 시작에서부터 쇼지는 범인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적극적인 작가의 개입을 유념한 채 체포해서 판결까지의 과정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읽는다면 더욱 재미난 독서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덧붙여 피고인 쇼지는 분명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연쇄 절도범이며 사건의 그날에도 범죄를 저지릅니다. 그러나 가와이 변호사의 말처럼 누구도 저지른 죄 이상으로 처벌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점에 동감하는 바, 쇼지에 대한 상고가 무사히 치루어져 어머님의 산소나마 찾아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