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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평점 :

그래서, 그리고, 그러나, 그래도.
ㅡ 최갑수의 사랑을 요약하는 부사들
사랑에 관한 영화와 시와 음악과 소설 속 48개의 아름다운 단락들이 사진과 함께 엮어진 책입니다.
작가가 아끼는 문장들을 엿보며 이 책에 이 영화에 이런 구절들이 있었나 새삼 돌이켜봐도 까만 기억이 점점점. 시인의 감수성이 저와는 달라 가슴에 새겨두는 문장들이 더욱 많은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여행 에세이나 잡문집 같은 장르를 쉽게 소화하지 못하는 취향인데도 (타인의 낭만을 거북스럽게 느끼는 성격 탓인 것 같습니다) 상대가 시인이기에 관용이 생깁니다. 곽재구 시인의 포구기행이 생각나기도 하는 보드라운 결들을 저항없이 읽으며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고(류시화)" "당신 생각을 켜두고 잠이 들던(함만복)" 지나간 밤들을 헤아려 봅니다. 시인의 말처럼 되돌아보면 언제나 허탈하고 허무했던 사랑들. 결실이 없는 사랑이라 제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간 사랑을 생각하면 어두운 방구석에 나무 상자를 하나 두고 그 속에 들어가 몇 시간이고 쭈그리고 앉아 있고 싶어집니다" 책 속 많은 문구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입니다. 어쩐지 책을 읽는 내내 외로워져서 혼자 먹는 밥도 더디게 줄고 마음이 참 울적했습니다. 다시금 시작할 사랑이 너무 눈부셔 지금 잠깐 눈을 감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시인의 사랑을 음미하는 시간들. 시인의 아내는 이런 대우를 받는구나 문장 가득 부러워도 지는 아침. 이 책에서 발견한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을 미래의 당신에게도 들려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