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시간 -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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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작 내 누나 속편을 읽은 게 엊그제 같은데 "차의 시간"이라는 또다른 공감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카페라는 공간 속에서의 이야기였는데요. 그 안에는 아이스 카페오레나 카푸치노 같은 다양한 커피와 쇼트 케이크, 딸기 부페, 파르페 등의 얘기도 잔뜩 들어있구요. (이것만 봐도 아주 맛있겠지요?) 또 곧장 집에 가기 아쉬운 날에 만나게 되는 카페 안의 풍경들, 이를 테면 서른은 상상할 수 없는 아가씨들의 수다와 취업준비생들의 토론,  남편의 국물까지 다 들이키는 식성을 걱정하면서 커피와 디저트로 배를 꽉 채우는 주부님들의 재미난 걱정이 함께 합니다. 꼭 내 이야기 같고, 내 친구와의 재잘거림 같은 장면장면에 웃음이 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큰 사치를 해도 되나 하면서 일반 케이크 보다 세 배나 비싼 쇼트 케이크를 주문하는 장면, 그러나 실은 접대를 받은 거였죠. 저도 회사 카드를 쓰는 날이면 비싼 거!! 비싼 거!! 하고 외칩니다, 마음 속으로. 편집자와 도라에몽의 도구를 얘기하는 장면도 엄청 웃겼어요. 그야말로 어른들의 욕구가 가득한 대화랄까요. 마스다 미리는 멀리 있는 걸 눈에 보이는 크기 그대로 잡을 수 있는 도구가 있었으면 하는데, 일컨데 별을 하늘에 보이는 크기 그대로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싶다는 거죠, 이건 엄청 낭만적이죠? 그런데 편집자는 난데없이 내장클리어가 있었으면 합니다. 어떤 자리에서건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도구와 함께요!! 절대 어린이용 도라에몽 주머니엔 있을 수 없는 물건들!! 에고 술이 웬수로다!! 그러나 순간 나도나도! 나도 갖고 싶어요!! 하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꽥! 지르게 되는 건 저도 정화하고 싶으니까요. 술과 디저트로 더럽혀진 내 내장, 그리고 내장을 둘러싼 지방들이여~~~.

"차의 시간은, 문득 떠오른 무언가를 생각하는 인간다운 시간이었다"는 그녀의 말처럼 차와 디저트 한 입에 뒤따르는 사람들의 소소한 수다와 마스다 미리의 상상이 마냥 즐겁습니다. 커피 한잔에 대단하게 그럴 듯한 철학과 의미가 담겨있는 게 아니라, 설령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었대도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꿈처럼 모든 걸 잊고 평범한 내 삶으로 회귀하게 되는 일상의 연결들이 편안하고 상냥합니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마 차의 시간, 이 따뜻한 한 모금도 마음에 드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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