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굴뚝마을의 푸펠을 발간한 소미미디어가 새로이 출간한 소설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입니다. 표지만 보면 꼭 만화책인 것 같지만요. 실은 라이트한 미스터리 소설이에요. 태그가 불교미스터리, 스님 막 이랬어서 이거 뭐야 하고 껄껄 웃다가 저도 모를 호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전통 장례 예식 때에는 스님이 참여를 해서 불경을 외우는데요. 도연사 부주지 잇카이 스님도 주지스님인 아버지를 따라 장의에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이지 이 귀여운 참견쟁이 스님 잇카이가 시주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미묘한 사건들이 벌어지는데요. 명탐정 코난이나 김전일처럼 스님도 사건을 불러 모으는 체질인가봐요. 코난이나 전일이와 차이가 있다면 잇카이 스님은 호기심만 왕창 많지 사건을 해결하는 재주는 없다는 것! 그리고 피를 부르는 사건은 아니라는 것! 정도일까요. 앗, 쓰고 보니 어마무시한 차이로군요!!! 어쨌든 매 사건마다 잇카이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이리저리 궁리하고 고민하고 있으면 도연사의 쌍둥이 남매 란과 렌이 아주 사소한 추측을 시작으로 사건을 후다닥 풀어버리죠.

제1화. 절 옆에는 귀신이 살까?
제2화. 할머니의 매화가지 떡
제3화. 아이를 생각하다
제4화. 저 세상의 꿈, 이 세상의 생명

소제목에서 보다시피 사건은 사실 좀 시시해요. 일상에서 한 발작도 벗어나지 않은 그야말로 평범한(?) 부조금 절도, 가출, 불륜, 귀신의 미아찾기의뢰를 다루었으니까요. 연쇄살인, 방화, 납치, 감금 등 피로 얼룩진 눈을 가진 본격 미스터리 파들에게 있어 이것은 마치 핏볼 테리어의 으르렁에 위협 당하다 요크셔 테리어의 왈왈에 자식, 귀엽네 하고 웃게 되는 느낌이랄까요. 대신에 아기자기한 맛이 아주 제대로라서 미스터리 소설임에도 달달한 기운을 잔뜩 받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과자 얘기가 워낙 많이 나와 그런 것도 있겠지만요. 성선설 신봉자인 란과 성악설 신봉자인 렌 남매의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풀어헤쳐지는 사건의 쌍방향 해석도 재미나구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느낌으로 어느 때는 란의 추리가 맞고 어느 때엔 렌의 추리가 맞아서 잇카이와 함께 갈팡질팡 하며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노총각 스님(이라니 엄청 새로운 단어같은 느낌!!) 잇카이가 란과 렌, 가사일을 봐주는 미즈키에게 이리저리 치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웃겨요. 란과 렌이 절 앞에 버려져 있던 아이들인 터라 내적으로 고민이 없을 수가 없는데 이를 가족애로 잘 다독이고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모습도 감동적이구요.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 잇카이, 란, 렌의 캐릭터적 성격이 지나치게 만화스럽다라는 건데요. 쌍둥이에게까지 존댓말을 쓰는 란의 아가씨적 성격 등이 오글오글하달까요. 이런 라이트 노벨은 그 재미로 읽는 거라는 글을 어디서 줏어 읽은 터라 관용을 가지고 읽으니 손발이 오그랑오그랑 해도 읽기에 불편하거나 재미가 반감되진 않더라구요. 취향의 폭을 대폭 넓힌 기분이에요.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상냥한 일상 미스터리물. 라이트노벨을 좋아하고 문장이 애니처럼 활짝 펼쳐지는 가볍고 산뜻한 추리소설을 원하신다면 이 소설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대신에 배부른 상태로 읽으세요. 팥앙금 찰떡이 밤새 아른아른 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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