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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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 여우가 잠든 숲입니다. 독일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작가지만 제가 스릴러 입문한지 얼마 안되어 타우누스 시리즈의 여덟 번째 작품에서야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짝짝짝짝! 

타우누스라는 게 저는 주인공 이름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지명이더라구요. 작가의 고향이자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11세부터 성장한 곳) 전남편의 고향이며 30년 넘게 삶의 터전이었던 독일의 작은 지역을 배경으로 한 범죄 수사 시리즈였어요.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첫 느낌은 "너무 재미있다" 그리고 "너무 아쉽다" 였습니다. 작가의 책이 번역되기 시작한 11년도부터 읽기 시작했으면 시작점부터 작가의 성장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탐독의 기쁨을 누렸을 텐데요. 시리즈와 함께 그 필력이 나날이 상승한 작가라는데 그 처음을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이렇게나 매력적인 작가를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요! 살짝 땅을 치고 있어요. 어쨌든 아주아주 재미있고, 긴장감이 넘치고, 드라마틱한 여러 인물들과 절대로 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이웃들과 그들의 다양한 욕망, 절제되지 않은 쾌락에의 충동이 어떤 식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굉장한 수사물이었어요. 자꾸만 저를 속이는 떡밥들이 주어져서 얄밉기도 했지만요. 명불허전 기승전떡밥 구성은 이 놈인가 하면 다른 놈이 나타나고, 아 이 놈이구나 하면 또 다른 놈이 연쇄적으로 나타나 정말 엔딩까지 범인을 알아챌 수 없는, 그래서 제 맘 속 추리 화력을 펄펄 끓게 만드는 비아그라 같은 책이었습니다. 아침도 안먹고!! (그러나 점심은 먹었습니다) 해 떨어지기 직전까지!! 정말 이 책만 읽었거든요. 요즘의 제 집중력으로는 결코 흔치 않은 일이었지요. 

여우가 잠든 숲은 이전 시리즈에서부터 쭉 파트너였던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강력계 형사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관할 구역 캠핑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시작합니다. 처음엔 근방에 있었던 방화사건의 연속인가 했으나 다른 살인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요. 마치 타살이 아닌 듯이 위장까지 해서요. 캠핑장 차량에서 불타 죽은 클레멘스는 보덴슈타인의 어린 시절 친구 에드거의 형이었고, 말기암 환자로 죽을 날이 얼마 안남은 채 질식사 당한 로제마리는 에드거의 어머니, 그리고 목 매달린 채 발견된 신부님은 죽기 전 로제마리의 고해성사를 들은 분이셨지요. 로제마리에게는 비밀이 있었고 그 비밀을 공유한 아들과 신부가 함께 살해 당했다, 그럼 그 비밀은 뭘까? 이야기는 그 비밀을 추적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과거의 사건,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의 어린 시절 실종된 친구 아르투어와 여우 막시와 연결이 되면서요.

안타깝게도 친구 아르투어와 막시의 살종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연관되어 있는데요. 보덴슈타인에게 찝찝한 추억을 남긴 초등 동창들, 이들은 어린 시절 고양이 및 각종 짐승들을 죽이고 괴롭히며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를 보였죠. 특히 이들 괴롭힘의 대상에 아르투어와 막시가 있었으므로 용의자 1순위입니다. 그리고 성장한 그 동창들의 복잡한 가족사에 얽힌 부모, 형제, 자녀들 또한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용의선상에 올라가죠. 문제는 시골 마을 특유의 폐쇄성으로 수사가 쉽지 않은데다 목격자 엘리아스와 펠리치타스, 또다시 벌어진 살인미수 사건 등이 수사에 혼선을 더한다는 거에요.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서 의뭉스러운 기색이 느껴져 한 명 빠짐없이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죠. 인구도 많지 않은 좁은 마을에 정상적인 사람은 없는거냐 싶을 정도로 동네가 엉망이더군요. 그 때문인지 수사관인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비중도 주인공들 치고는 참 적었는데요. 조연들 한 명 한 명에 각기 다 사연과 역할들을 부여해서  비슷한 비중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기 때문에 주인공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건덕지가 없더라구요. 주조연 구분없이 인물 면면으로 이렇게 두루 살피기도 힘들지 않을까  싶어 좀 신기했습니다. 로맨스는 조연 비중이 쓸데없이 커지면 주연들 로맨스가 줄어서 짜증나는데 스릴러라는 장르 특성인지 작가의 힘인지 그런 느낌은 전혀 없더군요. 무엇보다 정말 막판까지 범인을 아예, 완전히 짐작할 수 없었다는 거.  범인이 이 사람이었다고?!! 하며 놀라게 되는 그 반전 하나와 프롤로그의 그들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들이라는 두 번째 반전까지 더하여 저는 정말 엄청나게 놀라버렸습니다. 17년에 이보더 더한 반전 미스터리를 접할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없을 정도의 대충격!이었다고 정말 자신있게 말씀드려요. 

재미가 있어서 또 리뷰가 길어졌습니다. 알고 있는 독자라면 두 번 말하기 입 아프고 모르는 독자라면 입 아프더라도 마구 추천입니다, 정말 추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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