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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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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캔디
(
) l 2016-12-16 12:47
https://blog.aladin.co.kr/746442172/8981165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루스 오제키 지음, 민은영 옮김 / 엘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캐나다 해안에서 발견된 작은 반짝임로부터 시작한 이야기였다.
반짝이는 무언가는 따개비가 다닥다닥 붙은 검은 봉지였고 그저 해안가로 밀려온 쓰레기나 표류물의 일부일 줄로 알았던 더미 속에는 밀봉된 헬로 키티 도시락 통이 들어 있었다. 곰팡이 잔뜩 쓴 부패한 음식물이 아닐까 했던 의심은 곧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라는 한 권의 책과 공병(空兵)의 시계, 프랑스어로 쓰여진 편지 묶음들, 그리고 보라색 잉크로 번져가는 열여섯 여자 아이의 숨겨진 비밀 일기장으로 대체 되었다. 일어로 쓰여진 일기장과 불어로 적힌 편지들 그 속에 존재할지 모를 비밀들은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던 캐나다 웨일타운의 섬 사람들과 야스타니 일가 4대 가족사를 시공간을 초월한 인연들로 엮어 나간다. 나오를 추적하기 위한 웨일타운의 낮과 밤은
사람과 사람이 마법처럼 연결되는
순간의 포착이자 주인공 루스와 나오와 유시(시간속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마술같은 이야기의 포문이었던 것이다.
"당신은 나와 통하는 유시인거고 우린 함께 마법을 만들어낼 거에요!"
ㅡ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p12, 엘리
작가 루스는 섬 해변에서 나오의 일기장을 발견하여 읽기 시작하고 부터는 도통 다른 일에는 집중할 수가 없다. 이를테면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가 돌아가실 즈음부터 쓰기 시작한 자전적 소설의 정리 같은 중요한 일들 말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루스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잊어버린 채 과거를 살고 있는 일기장의 소녀 나오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아는 것은 이름뿐. 실존 인물인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는 이 소녀를 추적하는 것에 대해 남편 올리버는 회의적인 반응이지만 루스는 다르다. 이미 그녀의 삶 속으로 풍덩 뛰어든 나오를 나몰라라 할 수 없다. 나오가 궁금하고, 나오의 삶이 아프고, 아이가 겪는 모든 상황과 고민들에 분노하고 연민하다 급기야는 생각하게 된다.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가정과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이지매와 매춘이라는 절망적인 환경으로 내몰린 이제 막 열 여섯 살이 된 어린 여자 아이 야스타니 나오코. 행복하기를 멈춘 아이 나오. 무기력하게 수족관 앞에 앉아서 시간을 죽일 뿐인 엄마라도, 실업자에서 히키코모리로 전락한 아빠라도 원망 대신 사랑으로 감싸는 순순한 아이이지만 그 사랑이 나오를 약탈하는 편협하고 폭력적인 사람들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는 방패가 되어 주지는 못한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증조 할머니 지코에 대한 애정과 존경도 나오의 삶에선 그저 작은 휴식일 뿐 궁극적 평온과는 거리가 멀다. 지코는 매일 매 순간 모든 사람의 극락왕생을 빌며 염주를 돌리지만 그 구제의 엘리베이터 속에 나오의 자리는 없는 것만 같이 아이는 허무하고 고독하다. 지코가 104세와 그에 더하여 세지 않는 시간 속을 계속해서 살아온데 반하여 16세의 나오는 이만 자신의 시간을 멈추기로 결심한다. 남아 있는 시간으로부터의 영원한 퇴장. 오로지 그 순간만이 자신이 생에 대한 결정력을 가지며 의미 있는 인간으로 거듭나는 순간일 것만 같다.
"난 투명 인간인가봐요...... 아마 이런 건가봐요. 나우now란 건 바로 이런 느낌인가봐요."
ㅡ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p479, 엘리
뿌리 깊게 다져지는 자살이라는 결심 앞에서 나오는 생에 가장 사랑했던 존재 야스타니 지코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자고 마지막으로 마음을 먹게 된다. 나오 스스로 선택한 야스타니 일가의 멸족 앞에서 알 수 없는 누군가이지만 나의 유시인 당신에게 지코의 생을 남길테니 이를 보아달라 고백하는 나오. 그러나 편지는 지코의 일대기이기 이전에 나오가 겪고 있던 고통의 기록서이자 마치 루스에게 보내는 조난 신호인 것만 같아 루스도 그리고 함께 일기를 읽게 된 독자인 나도 나오에게 온통 마음을 뺏기게 된다. 나오에 대한 이 일기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이 일기가 끝을 맺는다면, 또 맺지 못한다면 매번 인생의 종말에서 발돋움 하지 못한 채 지상으로 추락하는 하루키2와 더불어 자신 또한 쓰러진 유시가 될거라 외치는 나오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공병의 시계와 프랑스어 편지, 그리고 나오의 일기장은 도대체 어떤 연유로 캐나다 작은 섬 웨일타운의 해안가까지 밀려오게 된 것일까. 혜성처럼 등장한 나오의 영웅, 대한민국 사(史)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 가미가제 특공대 대원 하루키 1은 일본의 진정한 전쟁 영웅이었을까.
책을 읽기 시작하는 동시에 조각조각난 퍼즐들이 몇 줌이나 눈 앞으로 흩뿌려졌다. 알록달록하고, 언제 바람에 날려갈지 몰라 아슬아슬한 이 퍼즐들을 바삐 꿰어 맞춰 그림을 완성시키고 싶은 한편으로 희한할 정도로 마음이 느긋해져 글 중간중간 걸음을 멈추어 한 문장 한 문장 읽고 또 읽고, 아침이면 읽었던 페이지를 한참 앞으로 되돌려 다시 읽게 되는 그런 소설이었다. 죽지 마 나오, 죽지 마요 하루키. 책을 읽는 내내 용기를 잃지 말라고 살아야 한다 살았으면 좋겠다 라는 응원을 나오와 하루키 두 사람에게 보냈다. 하루키 2와 같은 이름을 가진 하루키 1의 편지와 일기 앞에서는 비통함과 안타까움을 참을 수 없었다. 한국 전쟁 당시 쓰여진 학도병 이우근군의 편지가 떠오르는 그 일기들 속 어린 소년의 마음과 상황이 너무나 가슴 아파서 차마 페이지들을 넘기지 못하고 한참을 같은 쪽 앞에 머물러 있어야 했지만 그 시간들이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내게 있어 가해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2차 세계대전 속 일본인들에 대해, 그 안에 숨겨져 일을지 모를 또다른 피해자들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역사 라는 이름의 진실 앞에서 나는 꽤 강단 있게 구는 사람 중의 한 명이지만 이 일본 소년의 굳은 의기와 결심 앞에서는 쏟아져내리는 감동을 물릴 수가 없었으므로. 한국인, 일본인이라는 경계를 넘어 세상 모든 국적의 독자들이 아마도 나와 같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아이다울 수 없는 환경 속에서도 엉뚱하고 착한 본성을 잃지 않는 나오, 개인의 양심과 자본주의의 대척점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오의 아버지 하루키2, 제국주의의 기치를 내건 채 멸망해 가는 조국의 포화 속에 내던져진 하루키 1의 평화에 대한 집념, 시대의 깨어있는 정신으로 자식들을 품었던 따뜻한 어머니이자 아이들을 지킨 수호자였으리라 믿고 싶은 나오의 증조 할머니 지코, 그리고 또다른 세계 속 루스와 그녀의 남편 올리버, 정글 까마귀와 고양이 페스토, 쓰나미와 9.11. 여타의 생소한 여러가지 삶들이 성큼 다가왔다 성큼 물러나는 잔잔한 유시들 속에 몰입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설령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그저 문학적 낭만의 산물일 뿐일지라도 나오와 루스와 하루키 같은 존재를 만날 수 있어서 문학이 가치를 가지는 게 아닐까, 이런 행복한 만남이 문학이 주는 가치의 본질이 아닐까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동양적인 기운이 가득한 신비로운 이야기, 수수께끼 같이 불가사의한 이야기. 그러나 현실이라 믿고 싶어지는 이야기. 도무지 장르를 정의할 수 없는 기기묘묘한 이야기들 속에서 전해져오는 감미롭고 아름다운 문학의 여운을 차마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한 소녀의 성장소설이자 그 소녀를 바라보는 성숙한 여인의 마음을 담은 감성소설이며 미묘한 미스테리적 이면까지 갖춘 이 신비소설을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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