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마이 프렌드
로버트 쿤 지음, 안의정 옮김 / 맑은소리 / 1996년 7월
평점 :
절판


이것으로 나의 지난 여름 이야기는 끝났다. 그렇지만 물론, 모든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것이 완료된 사건이 아니라, 이제 비로소 시작된 새로운 만남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었다. 내 이야기를 꼼꼼히 들은 분들은 내가 아직 중요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지난 여름 이후 내게 일어난 변화, 그 여름 이후 내가 느끼고 있는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물론, 그 이야기도 마저 하려고 한다. 그것은 아마 어떤 강물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지난 여름 녀석과 내가 기적을 찾아 떠났던, 그러나 그 여름이 끝나면서 물길을 돌려 이젠 조용히 내 가슴속으로 흐르기 시작한 우리들의 미시시피..... 다시 한 번 그 강을 항해할 것을 녀석에게 약속했었다.
이제 곧 탐험을 시작하려 한다. 그러나 출발에 앞서 시간이 좀 필요하다. 아주 잠깐이면 된다. 뗏목 하나쯤 다시 엮는 건 잠깐이면 충분하니까.

                                                                               굿바이 마이 프렌드, p124, 맑은 소리

어릴 적 영화와 함께 보며 눈물 펑펑 흘리던 그 감동은 아니었지만 십년도 더 지나 다시 만나 즐거웠던 에릭과 덱스터 그리고 린다. 영화의 끝에서 미시시피 강으로 흘려 보내는 에릭의 구두를 보고 참 많이 울었는데 책의 엔딩은 조금 다르다. 그 이후 그들의 삶도 영화나 책과는 완연히 달라서 살아있었다면 35살(82년생)이었을 에릭은 정말이지 먼 곳으로 항해를 떠나버렸다. 그의 핏속에 녹아든 헤로인이 그의 가슴에  흐르던 미시시피의 줄기를  저 하늘에 이어준 것이었다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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