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남의 날개 십이국기 6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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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오자마자 곧장 꺼내읽은 십이국기 6부 <도남의 날개>이다.
4부 <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늘>에서 잠시 등장한 바 있는 공국 여왕 슈쇼가 이번 편의 주인공이었다.
당시 슈소는 공국의 패물과 요수를 훔쳐 달아난 방국 공주 쇼케이를 동정하는 기린의 뺨을 야무지게 때려주었다.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기린의 인성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기준도 절제도 없이 좀 헤픈 부분이 있게 마련인데 여타의 왕들이 어쩔 수 없지 하며 체념하고 기린을 배제한 채 혼자 일을 진행해 나갔다면 슈소는 그 점을 야물딱지게 지적한다. 그런  성격의 면면이 이번 <도남의 날개>에서 속 시원하고 청량하게 기술되어 <히쇼의 새> 때 실망한 내 마음을 씻은 듯이 달래주었다. 완전 감격. 남은 권수를 생각해도 이번 편의 재미는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중간 한 권 때문에 시리즈 전체에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것도 흔치 않은 경험이라 그냥 속편하게 십이국기를 처분할까 하는 고민도 얼마나 했었는지 어후ㅠㅠ  그런 감정이 싹 희석될 정도로 <도남의 날개>는 십이국기 안에서도 가장 유쾌하고 신선한 명랑 판타지였다. 물론 다른 편의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슈쇼의 경우에도 여러 실수는 있었고 12살 어린 나이로 인한 성격적 결함도 엿보였지만 부잣집 아가씨로 얼마든지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을 봉산에 승산하는 그 용기가 대단하고도 깜찍했다. 강씨 (승산자를 호위하는 자) 간큐와의 다툼이나 해고;;도 나는 썩 철없다거나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고작해야 12살이니까. 반은 농담이었다 하더라도  스스로 왕의 재목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 어린 아이가 세상과 사람에 대한 그 어떤 이상이나 믿음도 없이 바로 현실과 타협한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했을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도 같다. 자존감도 높고 똑똑하고 그래서 실수에의 인정도 빠르고 거침없는 성격이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러면 어째서 내가 태어났을 때 오지 않았어, 이 멍청아" 하며 기린을 또 후드려패지만 그것까지도 귀엽게 느껴지는 공국 여왕 슈쇼와의 즐거운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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