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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달려라, 스미시
김영사 / 2005년 10월
평점 :
판매완료
대학 다닐 때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이었다.
읽을 당시 잔잔한 내용이라 아주 크게 인상 깊다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읽는 내내 재미있었기에
이 책을 다시 한번 더 읽어야지 생각을 했더랬다. 물론 그런 생각조차 시간이 더 더 지나니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어떤 책은 작가로 또 어떤 책은 제목이나 주인공, 표지, 느낌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리도 다른 어떤 책들은 모든 전체적인 분위기에 앞서 문장 또는 단어 하나로 이미지를 남기는데 나는 이 책을 마냥 사과 과수원의 인상으로 기억에 남겨두고 있었던 것 같다. 청사과를 보고 문득 이 책이 떠오른 것이다. 제목이 뭐였더라 한참을 궁리하다 생각해냈을 정도로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을 한번 머릿속에 떠올리고 나니 다시 읽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져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갔더니 이미 품절이란다. 하기는 내 대학생활도 까마득한 옛날이니 ㅎㅎㅎ
결국 알라딘품절센터로 구매해 손에 쥔게 7월 28일인데 오늘에서야 다 읽고 리뷰를 쓴다^^
새벽에 눈 떠서 잠깐, 퇴근해 또 잠깐 그렇게 읽으니 이주를 넘기도록 겨우 이백 페이지 남짓, 오늘 아침까지도 책의 절반도 가있지 않았었다. 빨래 돌리고 청소하고 곰팡이 생긴 벽에 락스 뿌리고 땀에 흠뻑 젖어 락스 때문인지 더위 때문인지 약간 어질어질한 상태로 찬물 샤워하고 누웠다 남은 이백 페이지 정도는 신기할 정도로 몰입해서 술술 읽어 내렸다. 그러니까 스미시가 해바라기 밭에서 차에 치이는 장면부터. 다시 읽어도 엄청엄청 재미있다, 손을 못놓겠다 이건 아닌데 모르겠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뭔지 모르게 꾸준히 페이지를 넘기게 되고, 여기서 책을 덮어도 크게 아쉽진 않겠다 하면서도 결말까지 보게 되는 책인 것 같다. 그러다 한 십년쯤 지나 제목이 뭐였더라 하며 또 한번 읽게 될지도 모를 책 말이다. 이번에는 사과과수원이었지만 그때는 무얼로 이 책을 다시 떠올릴지. 전세집 곰팡이 필 때 읽었던 책? 사과과수원도 너무 난데없었어서 ㅎㅎ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비슷한 느낌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아참, 사과과수원을 얘기해 놓고선 리뷰에서 쏙 빼놓았다. 민망^^;;
주인공 스미시가 자전거를 타다 자전거 동호회 팀 일정에 잠시 합류했을때
그의 침낭 속에 들어왔던 젊은 여성의 가슴을 사과 과수원에 비유를 했었다. 어쩐 일인지 나는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보다
그 사과 과수원이라는 단어에 그때도 지금도 마음이 확 끌렸는데 곰곰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그가 여성에 대한 생에 전반적인 결핍에도 정조를 지켜서? 굳이 이유를 꼽으라면야 이런 내용을 얘기하겠지만 그냥.. 잘 모르겠넹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