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막장만 알던 나에게
개연성 막장의 신세계를 알려준 작품.
아에이오우 식 진행이 아니라
아? 어? 읭? 식 진행이라
눈 뜨고 이야기 뜯긴 기분이다.
뭐지 이 허술함은?
밑도 끝도 없이 널린 구멍들은?
1 + 1 = - 3천 세계를 보는 느낌은?
이런 게 펄프픽션의 병맛인가?
이야기도 개연성 앞에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다는 것이
펄프픽션의 이념인지도 모르겠다.
가자 신세계로!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 / 조예은]
"먹어서 소화시키는 것만큼
내 것으로 만들기 쉬운 방법은 없지."
_p48
50년 전통의 명가 기숙 학원.
이 학원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를
먹고 나면 성적이 오른다?
유일하게 햄버거를 거부하는
루루에게 닥친 한밤중 대소동!
출처미상 혼합육의 정체는
너무 뻔해서 안궁금한데
원장이 애들 성적 때문에
이렇게까지 한다고???
뜨악하다 뜨악해.
+꽃의 천사 루루랑 이름이 같아서
안까먹을 것 같은 주인공.
[떡볶이 세계화 본부 / 류연웅]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영국 뱀파이어
ㅣ
한국 떡볶이 먹다 죽은 영국 배우
떡볶이로 뱀파이어 죽이자는 국정원
떡볶이 만들러 영국 가는 김신전씨
떡볶이 먹고 진화한 뱀fire
병맛도 이 정도면 인정?
어, 인정.
신대방삼거리 역 디진다 돈까스.
산길 역 매운 짬뽕.
까치산 역 사망분식.
오밤중에 매운 맛을 부르는 이야기.
할짝할짝.
[정직한 살인자 /홍지운]
나란 독자.
개연성을 말아먹어도
재밌기만 하면 찹찹 맛있게 먹는 독자.
증말 읽는 내내 피식피식피식 했다.
이 작품 왜 이렇게 웃기지?
남편의 시체를 저수지에 빠트린 아내.
그 순간 저수지에서 반짝반짝
빛을 뿌리며 금시체와 은시체가 나타난다.
"선생님께서 떨어뜨린 시체는
이 금으로 된 시체입니까,
아니면 이 은으로 된 시체입니까?"
외계인에서 온 행성 크루통이
아니 참 행성 크루통에서 온
외계산신령이 묻는다.
아내의 답변은 과아연?
여러분의 답변은 과아아아연?
못먹어도 고니까 나는 금이다
라고 생각한 순간 급반전.
낭만에 코가 찡.
이 단편 하나로 펄프픽션이 빛난다.
[서울 도시철도의 수호자들 / 이경희]
지하철에서 은퇴한 후
하루 열 건씩 십 년에 걸쳐
3만 6천건의 민원을 접수 중인
특급 민원인 이명현.
진상 할아버지가
알고 보니 서울땅에 잠든
여섯 용의 지킴이였다는
뜬금 육룡이 나르샤행인데
혼자만 결이 달라서 붕 뜬다.
아니 병맛, 뭐 병맛, 와씨 진짜 병맛
이러고 읽다가 너무 멀쩡한(?)
작품이 톡 튀어나오는 거다.
그래서 좋은 게 아니라 살짝 김샜다.
다른 작품집에서 만났으면
더 좋았을 소설인데 자리를 잘못 잡았다.
[시민 R / 최영희]
"도로롱! 저는 청소로봇 알옛입니다.
보다시피 저는 귀엽습니다."
마이너한 대상을 주인공으로 한
펄프픽션을 쓰려고 했다는 작가님.
근데 하나도 안마이너하다.
청소로봇 알옛.
엄청 귀여워 완전 똑똑해!
인간 쓰레기 탁탁 뿌시고 접어
대형 폐기물 스티커 붙여서
버리는 거 속이 다 시원하다.
쓰레기 같은 놈들보다
로봇인 네가 더 인간다워.
시민 R 최고!
알옛이 자꾸만 RM으로 읽힌다.
그래서 그냥 RM을 떠올리며 읽었다 ㅋㅋ
+ 고블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