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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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막장만 알던 나에게

개연성 막장의 신세계를 알려준 작품.

아에이오우 식 진행이 아니라

아? 어? 읭? 식 진행이라

눈 뜨고 이야기 뜯긴 기분이다.

뭐지 이 허술함은?

밑도 끝도 없이 널린 구멍들은?

1 + 1 = - 3천 세계를 보는 느낌은?

이런 게 펄프픽션의 병맛인가?

이야기도 개연성 앞에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다는 것이

펄프픽션의 이념인지도 모르겠다.

가자 신세계로!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 / 조예은]

"먹어서 소화시키는 것만큼

내 것으로 만들기 쉬운 방법은 없지."

_p48

50년 전통의 명가 기숙 학원.

이 학원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를

먹고 나면 성적이 오른다?

유일하게 햄버거를 거부하는

루루에게 닥친 한밤중 대소동!

출처미상 혼합육의 정체는

너무 뻔해서 안궁금한데

원장이 애들 성적 때문에

이렇게까지 한다고???

뜨악하다 뜨악해.

+꽃의 천사 루루랑 이름이 같아서

안까먹을 것 같은 주인공.

[떡볶이 세계화 본부 / 류연웅]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영국 뱀파이어

한국 떡볶이 먹다 죽은 영국 배우

떡볶이로 뱀파이어 죽이자는 국정원

떡볶이 만들러 영국 가는 김신전씨

떡볶이 먹고 진화한 뱀fire

병맛도 이 정도면 인정?

어, 인정.

신대방삼거리 역 디진다 돈까스.

산길 역 매운 짬뽕.

까치산 역 사망분식.

오밤중에 매운 맛을 부르는 이야기.

할짝할짝.


[정직한 살인자 /홍지운]

나란 독자.

개연성을 말아먹어도

재밌기만 하면 찹찹 맛있게 먹는 독자.

증말 읽는 내내 피식피식피식 했다.

이 작품 왜 이렇게 웃기지?

남편의 시체를 저수지에 빠트린 아내.

그 순간 저수지에서 반짝반짝

빛을 뿌리며 금시체와 은시체가 나타난다.

"선생님께서 떨어뜨린 시체는

이 금으로 된 시체입니까,

아니면 이 은으로 된 시체입니까?"

외계인에서 온 행성 크루통이

아니 참 행성 크루통에서 온

외계산신령이 묻는다.

아내의 답변은 과아연?

여러분의 답변은 과아아아연?

못먹어도 고니까 나는 금이다

라고 생각한 순간 급반전.

낭만에 코가 찡.

이 단편 하나로 펄프픽션이 빛난다.

[서울 도시철도의 수호자들 / 이경희]

지하철에서 은퇴한 후

하루 열 건씩 십 년에 걸쳐

3만 6천건의 민원을 접수 중인

특급 민원인 이명현.

진상 할아버지가

알고 보니 서울땅에 잠든

여섯 용의 지킴이였다는

뜬금 육룡이 나르샤행인데

혼자만 결이 달라서 붕 뜬다.

아니 병맛, 뭐 병맛, 와씨 진짜 병맛

이러고 읽다가 너무 멀쩡한(?)

작품이 톡 튀어나오는 거다.

그래서 좋은 게 아니라 살짝 김샜다.

다른 작품집에서 만났으면

더 좋았을 소설인데 자리를 잘못 잡았다.

[시민 R / 최영희]

"도로롱! 저는 청소로봇 알옛입니다.

보다시피 저는 귀엽습니다."

마이너한 대상을 주인공으로 한

펄프픽션을 쓰려고 했다는 작가님.

근데 하나도 안마이너하다.

청소로봇 알옛.

엄청 귀여워 완전 똑똑해!

인간 쓰레기 탁탁 뿌시고 접어

대형 폐기물 스티커 붙여서

버리는 거 속이 다 시원하다.

쓰레기 같은 놈들보다

로봇인 네가 더 인간다워.

시민 R 최고!

알옛이 자꾸만 RM으로 읽힌다.

그래서 그냥 RM을 떠올리며 읽었다 ㅋㅋ


+ 고블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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