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 여행 라군 - 과학은 그리스 작은 섬 레스보스의 라군에서 시작되었다
아르망 마리 르로이 지음, 양병찬 옮김, 이정모 감수 / 동아엠앤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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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이 아니니,

덜 발달한 동물을 탐구하는 것을

역겹게 생각해서는 안 되네.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에는

뭔가 경탄할 만한 것이 있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몇몇 이방인들이

헤라클레이토스를 만나고 싶어 했어.

이들은 헤라클레이토스에게 다가갔지만,

그가 난로 옆에서 몸을 녹이는

모습을 보고 움찔했어.

'괜한 걱장하지 마시오.' 그가 말했어.

'들어들 오시오! 여기에도 신이 있으니까.'

_p564

제목만 봤을 때는

라군이 섬 이름인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레스보스 섬의 석호더라구요.

석호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호수바다로 기술한 곳이에요.

새신랑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새신부와 함께 자그마치 2년을 머무를만큼

다양한 동식물군이 서식하는

매력만점의 장소랍니다.

레스보스에서의 거주 이유는

정치적 상황 때문이었을 확률이 크지만

전 허니문이었다는 썰이 더 설레더라구요.

덕분에 레스보스의 메기는

아리스토텔레스메기라는 이름을 얻었구요.

성게의 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등(燈)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지만 걔넨 모르겠죠?


"아리스토텔레스는

몸소 바닷가로 걸어가서

달팽이를 집어 들고,

'속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

라고 궁금해 했을 것이다."

_p21

오!!

저는 한번도 궁금했던 적이 없었는뎁.

조개 같은 걸 봐도 맛있겠네❤

감탄하고 먹는 걸로 끝냈지

얘 내장이 어떻게 생기고

소화를 어떻게 하고

이런 건 완전 무관심이에요.

그런데 그 옛날,

자그마치 2300년쯤 전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조개, 성게, 우렁쉥이,

달팽이, 돌고래, 코끼리, 사자, 호랑이,

메기, 메뚜기, 기타등등 500여종의 생물을

관찰하고 해부하고 기록을 남겨요.

물론 모든 생물에 손품 발품을 팔진 않았구요.

풍문을 토대로 한 내용도 많아서 <동물탐구>에

유니콘을 기록하는 흑역사를 남기기도 했어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런 기록을 남겼다고?

믿을 수 없닷!! 외치게 되는

엉뚱하고 말 안되는 얘기도 왜 이렇게 많은지요.

지구탐험 신비의 세계를 보고 자란 독서로서

꽤 웃겼다는 뜬금 지구탐험 부심을 부려봅니다.

사자가 등을 맞대고 짝짓기를 한다는

말에는 저 정말 웃음이 빵 ㅋㅋㅋ

알렉산더 대왕이 보내준

코끼리를 해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데

과아아아아아아아연???

알렉산더랑 출전한 다른 제자가

인도 호랑이를 보고 편지를 써줬을 거라는데

과아아아아아연???

왜 이렇게 "과연"이 많냐면요.

너무너무 옛날 일인데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기록이 완전하지도 않고

또 남아있는 기록의 경우에도

'진짜 보고 기록한건지 그렇다면 어디서 본 건지'

'진짜 해부를 했는지 대충 추정으로 썼는지'

'누구한데 들은 건 같긴한데 그게 누구인지'

이런 상세한 내용을 쓰지 않아서 그렇대요.

그 시절에는 사실을 기록하는 일보다

사유를 기록하는 일을 더 중시했잖아요.

출처를 남기는 등의 행위의 중요성도 전혀 몰랐겠죠?

거기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묘사한 생물이 뭔지

짐작만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소라처럼 껍데기 안에 살면서 촉수를 내뻗는다"고

하면 이게 조개인지 문어인지 알 길이 없어요.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림 실력이 유딩 정도라도

도감이 남아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요.

모조리 유실되는 바람에 그림은 1도 없답니다.

다만 라군에는 일러스트가 무지 많다는 거.

다 추정 복원도지만 그게 어딘가요 ㅎㅎ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철학자가 아닌

"첫 번째 과학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

초반엔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책을 읽는 중에도 여전히 서먹할 수 있죠.

그러나 책을 다 읽을 즈음엔?

완전히 적응되니까 아무 걱정 마세요.

페이지가 620쪽이나 되는 걸요.

용어해석까지 합하면 760쪽! (전 패스!!)

이만큼 읽고나면 생물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입에 쫙쫙 붙습니다 아주.

아리스토텔레스는요.

영혼의 자리를 찾아 거북이를 해부하구요.

암컷 자고새가 미풍에 실려오는

수컷 자고새의 냄새로 임신한다고 주장했어요.

예술가가 예술작품을 만들듯이

자연이 생명을 그려낸다고 믿었구요.

별, 달과 같은 천체를 우리와 다름없는

생명체로 여기고 관찰했어요.

굴이 진흙속에서 자연 발생했다고 추측해

굴요리 레시피가 아니라

굴을 만드는 레피시를 전수하기도 합니다.

인간을 모든 동물 중에서

신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고

모든 자연적인 것은 신의 성품을

취한다는 보았던 아리스토텔레스.

그가 사랑하고 이해하라고 말했던 세계를

『라군』으로 만나보세요.


+ 동아엠앤비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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