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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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곤에는 용서 따위 없다.

오로지 생존,

그리고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업만 있을 뿐."

_p392

아곤.

신들의 목숨을 건 사냥제.

제우스는 고대 영웅의 피를 이은

아홉 가문의 전사들에게 명령한다.

"너희의 용맹한 검을 신의 피로 물들여라.

그러면 그 신의 지위와 불사의 능력을

너희에게 상으로 내릴 것이다."

더는 신화 속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다.

제우스를 배신한 대가로

아테나, 아르테미스, 아폴론, 포세이돈, 아프로디테,

헤파이스토스, 디오니소스, 헤르메스, 아레스는

7년을 주기로 열리는 7일의 아곤 동안

불사의 능력을 잃은 채 지구에 현신하고

헌터들의 사냥감이 되어 갈가리 찢길 운명에 처한다.

아홉 가문은 신을 죽인 자,

뉴 신의 존재로 크게 번성하지만

가진 것에 만족할 수 있을 리가.

때로는 제우스가 내린 무구를 질투하고

때로는 다른 신의 힘을 질투하며

아곤이 아닌 때조차 암약을 벌인다.

페르세우스 가문 또한

메두사의 머리가 달린 제우스의 방패,

아이기스의 존재를 열망하는

아리스토스 카드모스 가에 의해 멸문 당했다.

단 한 명의 생존자, 로어만을 남긴 채로.

홀로 살아남아 인간 세계로 꽁꽁 숨어든 로어.

남아만이 아곤의 전사로 성장할 수 있기에

가문의 복수도 아곤도 모조리 잊으려 애쓰며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리라 결심했었다.

위기에 빠진 신들이

로어를 찾지 않았을 때의 얘기지만.

로어의 친구였던 카스토르는

뉴 아폴론이 되어 불치의 병을 씻어버렸다.

다만 신의 힘을 일부 밖에 사용하지 못하며

자신이 속한 아킬레우스가와 타가문의 타킷이 된다.

긴 세월 성좌를 지켜온 아테나는

아르테미스의 배신으로 위기에 빠졌다.

혼자 힘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은 그는

로어의 은신처를 찾아 권속의 맹세를 하고자 한다.

원수인 레스를 죽여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아이기스에 쓰여진 새로운 시에 관한 정보도 건낸다.

오직 가문의 혈통만이 사용할 수 있는

무구인만큼 시를 해석할 수 있는 이도 로어뿐일터.

로어는 스스로 그 시를 찾아

부모와 자매들의 복수를 단행하고

이 지리멸렬한 신과의 전쟁을 끝낼 것을 다짐한다.

친우 카스토르를 아곤에서 해방할 것이며

또한 스스로 완전하게 자유로워지리라.

"뭐 어쩌겠어요.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대체로 그렇게 '참을 수 없는 것' 투성이인 걸요."

_p100

"날개에서 떨어진 깃털은

버려진 게 아니라

자유로워진 거야."

_p55

배틀로얄식의 생존게임.

불합리한 체제에 대한 반항아 혹은 생존자.

대책없이 단순하고 지극히 다혈질인

헤라클레스 스타일의

여주인공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강추.

비겁자, 겁쟁이 같은 류의 말만 들어도

좀 눈이 도는 어린애 스타일이라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걸로 예상된다.

1권에서는 아직 많이 좌충우돌 중이고

망설임이 길며 실수하는 순간이 많아

독자도 함께 조급해지고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는 거 ㅎㅎ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성으로

파격 막장을 찍던 그리스 신들이

인간 육체로 현신해 지구의 독자를

찾아온 것이 깜찍신박해서 맛있는 작품.

소제목이 신을 죽인 여자인데

1권에선 어떤 신에게도 손을 대지 않은 걸로 볼 때

본격적인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안한 것 같다.

평범하게 살고자 애쓰던 십대 소녀가

헌터가 되고 신이 된 후

어떤 힘과 세상을 추구해나갈지

과연 인간의 삶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로어 파이팅!!

꼭 살아남아서 자유를 획득하길 빈다.


+ 이덴슬리벨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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