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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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의 오토바이는 순식간에 00과 나란히 섰다.

주지는 '잃어버린 거리'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었다.

이제 그 시리즈를 못 읽게 됐다니.

이런 살생이 있나."

_p407

 

아이앀 ㅋㅋㅋㅋ

이 책 왜 이렇게 웃긴거에요.

사람이 죽었다는데

"아니 그런 아까운 짓을!!"

이라고 소리치는 주지스님이라니요.

그야 죽은 사람이 내 작가님이면,

아니 작가님한테 애정없이

책만 좋아한다면

그, 그럴 수도 있으려나요??

아니 갑자기 저까지 헷갈리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자키 목련 빌라에서 사람이 죽었어요.

최초에 죽은 자는 작가 선생인 고다이는 아니었구요.

신분 확인이 불가능한 의문의 남자였어요.

얼굴과 손이 곤죽이 된 채로 하자키 목련 빌라 3호에

대자로 누워있는 걸 복덕방 사장님이 발견한거죠.

작은 키, 왜소한 체구, 송곳니가 없는 구강구조.

이 남자의 몇 없는 특징에 뜨끔한 빌라 거주민이

자그마치 3명!!!

 

3년 전 회사에서 사고치고 가출해버렸다는

쌍둥이 엄마 후유의 남편,

배낭여행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곧 여자 돈이나 뜯는 쌩양아치임이 밝혀진

노리코의 전남친,

3년 전 친구의 보증을 섰다가 빚을 지고

자살해버린 남해장의 며느리 세리나의 남편.

이다지도 남자보는 눈 없는 여자들이

한 빌라에 우후죽순 모여 살다니요??

 

그런데 말입니다.

하자키 목련 빌라 터가 보통이 아닌지

위의 세 집 말고 다른 집들도

어째 평범한 집이 하나도 없는거죠.

살인이 임계점이 됐는지 이 집 저 집

찰랑이던 문제들이 우후죽순 쏟아져요.

가출, 불륜, 기혼자의 동성애, 알콜중독,

지독한 짝사랑, 동물학대, 협박 기타등등.

이렇게 엮어도 저렇게 엮어도

다 말이 되게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한트럭!!

 

그와중에 역병신 같은 아케미는

온갖 집을 염탐하며 남의 비밀을 털고 다니는데요.

바싹 마른 낙엽처럼 메말라있던 사람들

가슴에 불똥을 튕겨도 유분수지.

살심이 이곳저곳에서 발화 중인데 이러다

동네 사람들 다 죽는 거 아니냐구요.

 

서로에 대한 의심과 추궁으로 전소되기 직전인

하자키 목련 빌라에 과연 봄은 올까요?

트렌치 코트 입고 네가 범인이지!를 시전했다가

뒤통수 파사삭 깨진 작가양반 고다이의

다음 책을 과연 주지스님은 볼 수 있으실런지.

 

이렇게 쓰니까 대단히 심각한 막장 같지만

아니 참 그러니까 막장이 맞기도 하지만

글이 왜 이렇게 능청스럽고 유쾌한지

시작부터 끝까지 킥킥대며 읽었어요.

 

반장 고마지와 형사 히토쓰바시의

만담도 별미인데요.

10월 7일에 사망한 피해자를 두고

혹시 동사는 아닐까 의심하고

일을 주는 것이야말로 최대의 애정 표현이라며

히토쓰바시를 마구마구 부려먹는 고마지도,

첫사랑이 아니라고 펄쩍 뛰지만

어디로 보나 첫사랑임에 틀림없는

후유와의 재회에 갈 곳 잃은 눈동자로

어버버거리는 히토쓰바시도 엄청 웃겨요.

기억에 남을만한 개그콤비입니당>_<

 

"작은 동네를 무대로 하여

누가 범인인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폭력 행위가 비교적 적고 뒷맛이 좋은 미스터리"(p465)

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님의 목표가

완벽히 성취된 소설 같아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과

형사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같은

일상적이고 코지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장담합니다.

100프로 만족하실 거에요.

 

용.의.자.가.너.무.많.은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범인을 찾아 여러분도 출동해 주세요.

 

 

 

+ 책 속에 잠깐 빨강머리 앤이 등장해요.

어린 시절 읽은 빨강머리 앤의 영향으로

빌라에 '퀼트와 차 모임'이 결성됐는데

이에 가입하고 싶지 않았던 세리나는

바늘에 찔리는 바람에 패혈증에 걸려

손가락을 자를 뻔 했다는 뻥을 준비합니다.

여러분, 앤이 이렇게나 위험하다구욧.

 

+후유씨의 쌍둥이 딸들에게서

플란다스의 개에 대한 획기적인 감상을 들었어요.

"설마 그거 읽고 운 건 아니겠죠.

그건요. 아이는 순진한 채로 죽으라는 얘기예요.

우릴 바보 취급 하는 것도 유분수지." _p244

파트라슈랑 네로 죽을 때 대성통곡했는데

아니 저 바보 취급 당한거였어요?? ㅎㅎㅎ

 

+작가정신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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