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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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여자아이가 죽었다.

이름은 나오코.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한가득 꽃을 문 능소화 아래

어설프게 파묻힌 모습으로

아이는 발견되었다.

최초 발견자는 이모 사토코다.

아이가 사망한 당일 아침

사토코의 기분은 바닥을 찍고 있었다.

동생 유키코가 조카인 나오코를

맞기겠다며 전화를 걸었기 때문이다.

겐조 이야기를 공부하기 위해

문화센터에 등록했다는 유키코는

실은 대학생 히라타와 바람을 피우는 중이다.

오늘도 히라카를 만나기 위해 사토코를 이용하는 중이다.

이런 사실을 전해준 이는

유키코의 남편 다케히코다.

꼭 바람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토코는 유키코가 싫다.

습관처럼 거짓말을 일삼는 태도도

아름다운 외양으로 온갖 관심을 독차지하는 모습도

남자를 향한 기이할 정도의 열망도 경멸한다.

반면 다케히코에게는

자주 다정한 마음이 되곤 한다.

어째서 이런 착한 남자가

유키코 같은 여자를 만나 괴로움을 겪는 것일까?

그야 시어머니 탓이다.

다케히코는 은사였던 사토코 시어머니의 주선으로

유키코를 만나 일사천리로 결혼한 것이다.

그 시어머니가 죽고

시아버지는 중증 치매를 앓게 됐다.

자주 자신이 누군지를 잊어버렸고

또 자주 남태평양의 섬에서 겪은 전쟁을 떠올렸다.

전처의 배신과 전쟁터에서의 괴로운 경험으로

그는 자주 헛소리를 하거나 간헐적으로 분노를 터트린다.

허약해진 정신과는 달리 여전히 뼈마디가 굳건한 육신은

직장을 다니는 남편 류스케가 아닌

온전히 사토코의 몫.

지긋지긋하다.

동생도.

시아버지도.

동생과 똑닮은 조카 나오코도.

그런 심경으로 현기증 나던 오전이었다.

가요의 치과 치료가 예약된 상황이었고

나오코가 병원을 무서워할 수도 있으니

집에 두고가자는 가요의 말도 있었다.

나오코 또한 까탈 한번 부리지 않고

스케치북을 펼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치매 걸린 노인과

둘만 두어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조차

귀찮아진 사토코는 딸만 데리고 집을 나섰고

외출을 끝내고 돌아온 그곳은

더는 평화로운 주택가의 평범한 집이 아닌

살인사건의 현장으로 일변해 있었다.

용의자는 시아버지.

그리고 또 한 명,

집에서 다급히 달아났다는 젊은 남자다.

그러나 <백광> 속에서 나오코와 관련한

속내를 토로하는 이는 모두 일곱 명.

도대체 누가 나오코를 죽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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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코의 죽음 이후

더는 진실을 숨길 생각이 없어진

가족들이 토해내는 추악한 고백에

식은땀이 다 났다.

와.. 진짜 개막장 ㅎㅎㅎ

범인은 바로 너!! 라는

서로를 향한 삿대질과 반전은

그야말로 우어어어!!!!!

야만적인 감탄을 부르는 것이다.

그! 이사카 코타로가 열렬히 사랑한 작가

렌조 미키히코의 마스터피스라길래

물론 기대를 안고 시작하긴 했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재미날 줄이야.

"충격의 연속", "미스터리 걸작"이라는

찬양과 수식이 너무너무너무 마땅하게 느껴진다.

1948년생, 2013년 타계한 작가의

옛작품인데 조금도 촌스럽지가 않고 악녀나

각 장마다 바뀌는 화자의 고백,

서술트릭이라는 익숙한 설정도

소름끼칠만큼 잘 활용해 읽는 내내 탄식이 흘렀다.

출판사가 반전과 범인에 놀라지 않는다면

100프로 환불하겠다는 적극적인 광고를 하고 있는데

이유있는 홍보, 타당한 자신감이다.

그만큼 최고인 추리소설이니까

추천을 믿고 읽어 주시라.

꼭! 꼭!!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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