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영국 시인 셸리의 시에서 한 문장,
"바람이 분다, 살아보아야겠다."
프랑스 시인 발레리의 시에서 또 한 문장,
그렇게 두 가지 시에서 따온 문장으로
『봄이다, 살아보자』는 나태주 시인의
에세이 집 제목이 탄생했다.
호숩게 자전거를 타다
길 잃은 아낙을 택시 태워보낸 날,
아빠가 선생질해 근근이 먹고 산다던
아들의 일기장 문구가 떠오른 날,
책을 많이 봐 닳아버린 지문을 마주한 날,
기르고 가르치고 애쓰는 과정없이 생긴
며느리와 사위에 대한 고마움이 들던 날,
아내에게 맞절하며 설을 맞은 날,
삼시세끼 손님이 드는 밥집처럼
삼시세끼 독자가 드는 시집을 만들고 싶던 날,
풀꽃 시인이라 불러주는 모든 "너"들이
떠오르는 날들에 쓰여진 글들이
소복소복 꽃이파리처럼 쌓인 에세이집이다.
억지로라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유정하고 고달파 아름다운 인생이라는데
무정해서인지 자꾸만 삭막해지는 마음이
시인의 글자들과 어우러지며 조금쯤 윤기가 돈다.
작은 생기들이 돌아온 느낌이다.
이래서 많은 독자들이 풀꽃 시인의 글을 찾는가 보다.
"잘한 것도 없는데 또, 봄을 받았다고"
페리테일 작가님의 책 제목을 빌어
시인께 응답하고픈 겨울의 낮.
해가 쨍쨍해서인지 설도 안지난
1월이 꼭 초봄 같이 따뜻하다.
안녕, 안녕, 봄!
3월이 아직은 까마득해도
나태주 시인의 글을 열어
이르게 봄맞이를 해보자.
봄이다, 살아보자.
+ 집 나이란 단어를 이 책으로 처음 접했다.
만나이 말고 한국식 나이를 집나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