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워크 도깨비 - 경성, 무한 역동 도깨비불 고블 씬 북 시리즈
황모과 지음 / 고블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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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릿한 SF 역사 소설과의 만남!


클락워크 도깨비를 읽고 어쩜 넘 놀랐다.


스팀펑크 + 도깨비 + 일제 강점기라니.


내가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류의 장르물이다.


 


깊은 산골에서 대장장이 아버지와 살고 있는 연화.


연화의 취미는 아침이면 싸리 빗자루가 되는


도깨비 갑이와 매일 밤 씨름 하는 일이다.


세상이 잠들면 몰래 엄마가 묻힌 무덤가에서


이기지도 못할 싸움에 끙끙 힘을 쓰다


두런두런 수다 떠는 어린 것들이 사랑스럽다.


 


세상에 마지막 남은 도깨비인 갑이는


인간이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껍데기도 안남는 도깨비 인생이 지겨워서


인간이 되어 쌩쌩 날아보고 싶단다.


연화는 꿈이 없지만 갑이 말을 듣고 보니


호랑이처럼 훨훨 달려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가마니나 수레를 타고 비탈길을


브레이크 없이 내달릴 때마다


사는 게 재미나고 신이 나니까.




행복했던 어린 시절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까맣게 몰려온 일본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살기 위해 경성으로 도망친 연화.


손에는 갑이 숨은 아버지의 물주전자가 들려있다.


생김새는 보잘 것 없지만 엔진으로 개량한 주전자는


갑이의 도깨비불을 연료로 새파랗게 타오른다.


 


연화는 사내꼴을 하고 수레를 끌었다.


원체도 재빠른 다리에 증기처럼 에너지를


뿜는 갑이라는 엔진을 달았으니 폭주마가 따로 없다.


소문난 번개 방귀 연화의 명성에 기회가 따라온다.


처음엔 인력거였고 다음엔 전차를 모는 운전수 보조로.


 


더 큰 전차에 더 큰 불을 넣어


더 빠르게 내달리고픈 두 아이.


연화와 갑이가 열정을 불태우는 동안


조선 땅 조선 사람들의 등불은


일본인의 총칼 속에 차갑게 꺼져간다.


기어이 주권마저 강탈 당한다.


 


나라를 빼앗긴 것처럼 연화도 모든 걸 빼앗겼다.


그간 그려온 도면, 전차, 일까지.


여자인 사실이 밝혀졌을 땐 사람들에게 뭇매도 맞았다.


여자가 함부로 불을 만져 세상을 홀랑 태워버렸다고.


타오르지 않는 엔진 속에 머무르던 갑이마저 연화를 떠나고


모든 불꽃을 잃어버린 연화는 아버지가 그러했듯 산으로 간다.


 


세상을 잊은 채 살고자 했으나


신여성이라는 이유로 짓밟히는 기생 진홍에


연화의 마음이 애처롭게 떨린다.


'달리고 가속하고 과속하며 네가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인간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일본 과학자의 유혹에 흔들리는 갑이.


'나 같은 혼백에게 몸을 준 게 일본이야.


대국의 국민과 동포가 되면 왜 안된다는 거야?'


 


굶주림, 강탈, 전쟁, 도피, 협력, 그리고...


험난한 조선의 역사 속에서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을 꿈꾸는 기계 장인 연화와


영원히 타오를 불꽃을 벗고 인간이 되고픈 도깨비 갑이


상처 입은 육신과 마음으로 피워내는 이야기


"클락워크 도깨비"


 


장르적 특이성 탓일까?


익숙한 시대와 역사가 완전히 새롭게 읽혀서 신기했다.


중편이 아닌 장편이었으면 더 얼마나 읽을거리가


풍부했을까 싶어 아쉬움이 남지만


신선한 역사 SF와의 만남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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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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