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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엄마를 떠나보내다 ㅣ 고블 씬 북 시리즈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1년 12월
평점 :

맘에 들어 맘에 들어!! 고블씬북 웬열.
『클락워크 도깨비』의 신선한 감각,
기대보다 더 큰 재미에 간밤 환호했는데
『얼음 속의 엄마를 떠나보내다』는
더 더 취향인 이야기를 주먹밥 같이
똘똘 뭉쳐놓은 소설이었어요.
제가 야금야금 베어먹은
카야 이야기 들어주실거죠?
카야 엄마의 장례식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시작부터 꽤 암울하지만 얼음왕국의
독특한 장례 풍습에는 눈이 휘둥그레지는걸요.
얼음관에 누운 엄마에게
조문객들이 차례차례 물을 들이부어요.
살얼음 그 위에 또다시 살얼음
죽은 육신과 함께 차근차근
투명하게 얼어붙은 관의 자리는 집 앞입니다.
카야의 엄마뿐 아니라 얼음왕국 사람들은
죽은 가족을 모두 장승처럼 세워둔대요.
죽은 사람이 에니아르, 일종의 수호자가
되어 가족을 지켜준다고 믿거든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망자의 동굴에서
얼음 가루가 되어 공기 중에 흩어지는 에니아르.
그때까지는 카야도 엄마와 완전히 이별하는 건 아니에요.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근무하는 배양육 공장의
사장 스미스 씨가 카야의 집을 방문합니다.
아름다운 것이라면 시체조차 마다 않는 그가
카야 엄마의 에니아르를 원해요.
돈을 주마, 월급을 몇 배로 올려줄게, 공장장 자리는 어떠냐.
이도 저도 싫다면 당장 공장에서 내쫓길 줄 알아라.
가난한 카야네가 어떻게
스미스 씨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었겠어요.
스미스 씨의 대저택에 조각상처럼 장식된
엄마의 에니아르를 보기 위해
카야는 매일 같이 스케이트를 타고
대저택으로 달려 갑니다.
스미스 씨가 그런 자신을 어떤 탐욕으로
훔쳐보는지도 모르고서요.
갑작스레 결정된 아빠의 출장.
카야에게 활짝 열린 대저택의 문.
위험해 카야, 들어가지 마!
고작해야 125 페이지 밖에 안되는
짧은 소설인데 어찌나 긴장했는지 몇 번이나
악! 악! 안된다고 바보야! 가지 말라고!!
소리쳐가며 읽었습니다(≧﹏ ≦)
카야 이 바부탱이.
얼마나 큰일이 벌어졌는지
스미스 이 개시키 수장해버렸어야 했는데.
엄마 마음으로 자꾸만 과격해지는 독자에요.
잔혹 동화 같기도 하구요.
알래스카나 어느 겨울 오지의 설화 같기도 해요.
겨울의 한가운데인 지금의 계절과 어울려
영하의 추위와 바람 소리, 긴긴 밤에 이입해
깊이 몰입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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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