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낯선 영웅들이 재미있다!

1권에는 어떤 영웅들이 등장하냐구요?

테세우스, 로물루스, 리쿠르고스, 누마, 솔론, 푸블리콜라, 테미스토클레스, 카밀루스, 아리스티데스, 대카토.

10명의 그리스로마 영웅들이 그리스-로마-그리스-로마 순으로 배열되어 비교식으로 서술되는데요.

이중 누가 가장 친근하세요어떤 영웅의 이야기가 가장 기대되나요한번씩은 다 들어본 인물인가요?

전 솔직히 테세우스랑 로몰루스를 제일 기대했어요.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 다음 가는 최고의 영웅 vs 로마의 시조흥미진진하잖아요.

익숙하고 유명하고 그래서 나도 잘 아는 (것만 같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정말이지 궁금했는데 이럴 수가!

두 사람이 등장하는 시작 부분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의 암흑시대더라구요.

오르페우스가 저승세계로 내려가 에우리디케를 구출해 지상으로 올라올 때의 마음이 딱 이랬을까요?

언제 끝나나, 끝나기는 하나, 저 앞에 진짜 빛이 있을까? 혹시 속은 건 아닐까? 내가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뭣보다 초..부 지나면 재미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디까지가 초..부인가?!!

제가 딱 지정해 드릴게요, 164 페이지!!

테세우스와 로물루스의 비교까지만 도달하심 완독은 식은 죽 먹기에요.

165에서 589 페이지까지는 재미있어서 쪽들이 후다닥 날아갑니다.

고전 역사책인데 페이지터너!! 희귀해서 가치있는 책이었나봐요.

내용만 보면 이게 소설인지 신화인지 실화인지 솔직히 헷갈리긴 합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의 주요한 매력인 것 같아요.

신의 섭리, 운명, 미신이 영웅들의 삶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구요.

드라마틱한 음모와 배신에 코 한번 안베이는 영웅이 없어요.

거기다 영웅들은 말까지 잘해서요.

심금을 울리는 웅변들에 가슴이 쿵쾅쿵쾅, 내 조국도 아닌데 로마의 전쟁터로 달려가고파요.

올림픽 우승자의 상금이 얼마였는지 연금은 받았는지와 같은 호기심도 해결할 수 있구요.

로마 건국 후 230년 동안에 아내를 처음 버린 남자가 누구이며 이유가 뭔지까지 써놓은 책이에요.

설사약을 먹어야 몸매가 빼어난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처럼 황당한 이야기도 있지만

읽다 보면 진짜 웃기고 흥미진진 정말정말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책이었어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 찐재미인 이유!


"플루타르코스가 이 책에서 쓰고자 했던 것은 

역사에 명멸한 영웅들의 거대한 서사나 역사가 아니었다.

인간의 삶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위대하고 영웅적인 업적이 아니라 일상의 언행들이다.

플루타르코스는 영웅의 업적을 나열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의 사소하고도 인간적인 애증을 얘기하고 있다. (p15)"


그라췌!!

....., 이게 재미난 거거든요.

야망남 테미스토클레스, 청빈남 아리스티데스는 아름다운 소년 스테실라오스라를 사랑했는데요.

치정으로 시작한 싸움이 소년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후까지 이어져 불 같은 정치싸움이 됐어요.

테미스토클레스는 돈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어 처자식에게 엄청난 부를 물려줬구요.

아리스티데스는 돈을 경멸해 지참금도 마련하지 못하는 가난을 되물림한 게 특이합니다.

달라도 어쩜 이렇게까지 다른 두 남자가 한 소년을 사랑해 평생 악연으로 얽혔을까요?

조국에서 쫓겨났지만 황금을 물려준 아버지와 명예는 줬지만 거지로 살게 한 아버지, 여러분의 선택은??

청렴결백의 화신으로 여겨졌던 대카토는 늙은 노예를 먹여살리기 싫다는 이유로 시장에 내다팔아요.

부인이 죽고 나서는 애첩을 두는데 눈치 주는 아들 내외에 열 받아서 하인의 딸과 결혼도 해요.

젊은 시절엔 안빈낙도 하며 돈을 멀리했지만 늙어서는 각종 부동산과 담보대출, 노예 매매로 돈놀이를 했구요.

한니발을 무찌른 스키피오를 중상모략해 로마에서 추방하기도 한답니다.

한니발 편에서 이 얘기는 더 상세히 만나볼 수 있겠죠?

+ 추신 : 을유문화사의 이번 완역본엔 아미요가 쓴 한니발 편이 실려있어요.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그 전쟁이 끝난 후엔 거의 매번 민중의 시기 어린 눈길을 받았던 카밀루스.

두 아들이 몽둥이 찜질 당하고 참형 당하는 모습을 멀뚱멀뚱 지켜본 푸블리콜라.

성불구자 남편을 둔 아내에게 새인생의 기회를 준 솔론.

업적에 취해 교만해진 탓으로 그 자신이 세운 국가에서 짜증과 미움을 받는 존재가 된 로물루스.

언어와 문학을 이해하는 도시와 원수진 탓에 각종의 비난을 받고있는지도 모르는 미노스 왕.

이 밖에도 흥미진진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엄청 많지만 어떻게 다 요약해서 들려줄 수가 있겠어요.

내 인생의 멘트로 삼고 싶은 영웅.

인생은 막장인데 가치관만큼은 고고하고 철학자스러운 영웅.

공직생활은 야비하게 했지만 남편, 아버지로는 참 괜찮았던 아리송한 영웅.

시민의 질투로 나락 간 영웅.

영웅은 영웅인데 왠지 불쌍한 영웅.

영웅이고 나발이고 님 좀 꺼져! 욕하고 싶은 영웅 등등등.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업적을 쌓았지만 동시에 매우 인간적인 흠결로 삶이 굴곡졌던 이들의 이야기를

플루타르코스의 상세한 조사와 재치 넘치는 해석, 영웅들이 남긴 멋진 웅변으로 만나보시길 바래요.

📕을유문화사 지원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