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감성 지원 도서입니다
코로나 때문인지 방구석의 인기가 엄청납니다. 방구석 미술관, 방구석 여행기, 방구석 박물관, 방구석 홈카페에 이어 드디어 방구석 극장까지 나왔어요.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제 감상은 단촐해요. 와우, 재미있네. ヾ(≧▽≦*)o 내지는 에잇, 시간만 버렸잖아. (╬▔皿▔)╯이렇게 1차원적인 감상 밖에 표출할 수 없다니 가끔은 스스로가 한심합니다. 영화를 봐야 영화에 대한 평이 늘텐데 책 읽느라 바빠 영 시간이 안납니다. 극장도 아니고 넷플릭스로, 그나마도 한 달에 두 편쯤 보면 많이 보는 거에요. 영화도 책으로 읽는 걸 더 좋아하는 독자라서 영화 한 편 볼 시간으로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을 읽기로 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영화만 거의 마흔 편 가까이 되니 가성비로 따져도 이 편이 낫지 않느냐며...○| ̄|_ 왜 저는 모든 기준이 책 읽을 수 있는 시간, 책 살 수 있는 돈으로 환원이 되는 걸까요? 방구석 극장은 그러라고 쓴 책이 아닌데 쿡언니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어지간히 잘 만든 영화 한 편보다 더 재미있는 책인걸요. 가성비에 가심비까지 꼭 갖춘 방구석 극장 앞으로 모여 보세요.
영화는 어떻게 인간을 치유할까요? 나로 성장시키는 영화의 힘은 무엇일까요?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한 영화 사용법은 대체 뭐죠? 인생 여행자를 위한 일곱 가지 영화 목록이라니 이거 넘 궁금하지 않습니까? 영화는 아무 것도 아닌 동시에 그 모든 것이다 라니 참 멋지죠?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영화와 관련한 쿡언니의 경험, 영화에 대한 감상, 영화로 집합되었다가 해체되어 나아가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어요. 28살에 영화를 전공하기 위해 수능을 쳐 대학에 합격했대요. 동국대, 또 어디어디, 1지망하던 학교로는 가지 못했지만 영화판의 빛이 되기 위해 빚을 늘려가며 대학시간을 빗질했구요. 찰랑찰랑 윤기나는 시간을 손에 쥘 수 있을 줄만 알았는데 기회의 신은 알다시피 앞머리는 무성한데 뒷머리가 없는 게 흠이잖아요. 큰꿈이 큰 결과로 빚어지지는 못했답니다. cgv 야간 알바, 방송국 조연출, 백화점 판매직원, 비영리단체 미디어 교육 팀장. 공부를 지속하기 위해, 공부가 끝난 후엔 계속해 그 세계에 머무르기 위해, 무엇보다 삶을 지속하기 위해 애써온 시간이 방구석 극장 가득 녹아 있어요. 이제 영화의 앞마당에서의 비질을 끝내고 책이라는 새로운 데뷔전으로 방구석 잔치를 치뤄보려는 쿡언니! 그런데요 언니. 저 언니가 본 영화 중에 한 편도 본 영화가 없어요. 흑흑, 이거 정말 현실이냐구요.
가족의 탄생, 8월의 크리스마스, 아이 엠 러브, 우리도 사랑일까,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내 사랑, 안경, 500일의 썸머, 토이 스토리 다 몰라요. 제목은 들어봤는데 설특집 영화로라도 감상해 본 적이 없어요. 쿡언니의 강력 추천 명작 이터널 션샤인, 걸어도 걸어도, 마지막 4중주, 소공녀, 성 스트리트, 소수의견, 아멜리에도 물론 다 안봤어요. 하다 못해 그 유명한 카모메 식당도 저는 두 번 도전해서 두 번 다 완람(?)을 포기했거든요. 캐롤, 꾸뻬씨의 행복여행, 단팥 인생 이야기, 유스, 수면의 과학, 기타 등등 말해 무엇할까요. 안본다, 모른다, 주구장창 얘기하고 생각도 해왔지만 솔직히 이 정도로 아는 영화가 바닥칠 줄은 몰랐습니다. 전 책 읽다가 지겨워지면 여기 있는 영화들 하나씩 찾아보면 되겠어요. 영화를 어떻게 보면 잘 볼 수 있는지, 티비에 나오는 영화 평론가들은 어쩜 그렇게 시시콜콜히 영화 내용을 다 기억하는지, 또 생각지도 못한 관점에서 영화를 풀이하고 설명하는 능력이 참 부럽고 궁금했는데요. 방국석 극장 앞에 앉아서 조곤조곤 쿡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러거나 저러거나 전 먼저 영화를 좀 봐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몰라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큰 깨달음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