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 사라진 그림자 - 원작 애니메이션과 함께 보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리즈 브라즈웰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북스리브로 지원 도서입니다

우리가 피터팬 없이도 모험을 떠날 수 있을까?

그림책도 보고 티비 만화로도 봤는데 여태 완역본 피터팬은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내용은 잘 알지.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 피터팬과 그의 친구 팅커벨. 네버랜드의 친구들이 웬디 달링이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런던에 온다. 왜냐고? 피터팬이 그림자를 잃어버렸거든. 웬디 달링은 피터팬의 그림자를 붙들어 피터팬의 발에 단단하게 꿰어준다. 피터팬의 초대로 네버랜드에 초대된 남매는 팅커벨의 요정 가루로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고 네버랜드에 먼저 도착한 잃어버린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 웬디는 엄마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 집안일도 대신하고 잠자리도 돌봐준다. 악당 후크에게 추장의 딸 릴리가 납치되었지만 피터팬의 용감함으로 네버랜드는 평화를 되찾는다. 피터팬은 웬디가 머무르기를 원하지만 부모님이 보고 싶었던 웬디와 동생들은 집으로 귀가하고 먼 훗날 웬디를 찾은 피터팬은 어른이 된 웬디를 마주하게 된다. 더이상 하늘을 날 수 없었던 웬디는 그녀의 딸을, 그녀의 딸은 다시 딸을 피터팬과 함께 네버랜드의 모험 속으로 실어 보낸다.

실은 출판사 라곰에서 간행된 이 책 <피터팬 사라진 그림자>가 원작 완역본인 줄로만 알았지 뭔가. 알고 보니 작가님 이름부터가 다른데 피터팬은 알아도 제임스 메튜 베리는 몰라서 혼동하고 말았다. 원작의 웬디는 몇 살쯤이었을까? 10살? 12살? 리즈 브라즈웰 작가의 피터팬에서는 웬디가 벌써 16살이다. 웬디 달링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다른 친구들이 학교에 다닐 시간을 온통 공상과 독서, 글쓰기, 집안일로 공들인다. 여느 소녀들과는 달리 외모를 가꾸지도 않고 신부수업에도 무관심하니 친구들은 벌써부터 웬디가 노처녀가 되어 조카나 키울거라며 쑥덕쑥덕 하고 부모님은 평범하지 않은 딸에 노심초사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팬과의 모험을 엮어 썬 웬디의 수첩을 부모님이 읽게 된다. "행복하고 정상적인 소녀는 이런 글을 쓰지 않아!!" 딸을 공상으로부터 떨어트려놓고 싶었던 아버지는 웬디를 아일랜드로 보내려 한다. 아일랜드로 가느니 네버랜드로 가서 모험을 하겠다고 결심한 웬디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 피터팬이 아니라 후크 선장을 찾아 거래한다. 웬디가 보관 중이던 "피터팬의 그림자"를 넘기고 대신에 웬디를 네버랜드에 데려다 줄 것. 웬디의 첫거래는 무사히 성공했을까?

 

늘 되고 싶었거든. 난 피터가 고아원에 와서 소년들을 데려가는 걸 봤어. 오직 소년들만.

모두가 그걸 알고 있었어. 오직 남자애들만 잃어버린 소년들이 될 수 있다는 걸 말이야. (p54)

우리 더 이상은 피터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말자. 적어도 다른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고 우리가 네버랜드를 구할 때까지는 말이야. 우리 둘 다 남자애와 상관없는 이야깃거리가 분명있을 거야.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다른 이야깃거리를 말이야. 해적들, 비행, 그림자를 되찾는 일, 후크 선장을 이기는 일...(p151)

그런데 변하는 게 그렇게 끔찍한 걸까, 정말로?

영원히 네버랜드에 머물면서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것일까?(p320)

 

네버랜드에 당도한 후 후크 선장의 목적이 네버랜드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 웬디 달링은 당황한다. 집을 벗어나고 싶다는 자신의 욕망이 설마하니 네버랜드를 해치는 일이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웬디는 그림자를 잃고 무기력해진 피터팬을 대신해 웬디를 찾으러온 팅커벨과 함께 피터팬을 찾아, 피터팬의 그림자를 찾아 이야기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네버랜드의 생소한 지리와 곤충들, 인어와 위대한 선조들을 만나고 후크 선장과도 전투를 치른다. 긴 원피스 잠옷을 입고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청소하고 빨래하고 이부자리를 매만지던 옛소녀는 없다. 피터팬을 사이에 두고 웬디를 질투하며 훼방 놓기 일쑤였던 팅커벨도 더는 없다. 성장을 거부하는 피터팬을 대신해 영원한 아이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씩씩하게 자라나는 웬디의 이야기가 속 시원하다. 다만 주인공의 삶이 녹록할 거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이끌고 친구들을 진두지휘하고 모르는 곳에 가장 먼저 발 들이며 시시때때로 적과 맞서는 일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자주 어렵고 때때로 지긋지긋하며 몸도 아프고 시간은 없고 많이 고되다. 옛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노고를 필히 인정해야겠지?? 사라진 그림자와 함께 옅어진 존재감의 피터는 아쉽지만 웬디와 팅커벨이 활개치는 네버랜드의 우정과 모험이 귀엽고 멋지다. 피터팬의 그림자를 벗어나 성장하는 두 소녀의 용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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