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가는 유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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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이사카월드에 입성한 신간이다. 후가는 유가. 제목 독특, 표지 예쁨, 기존 월드와 통일성 유지, 현문 잘했어! 쓰담쓰담! 궁디 팡팡해! 이사카씨의 작품은 작가를 무명씨로 출간해도 한 눈에 알아챌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거의 모든 작품이 작가가 거주 중인 센다이시를 배경으로 한다는건데 소설 제목이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일 때조차도 주무대는 화성이 아닌 센다이였다 ㅎㅎ 이번에도 그곳 센다이에 사는 매우 희소한 재능을 지닌 쌍둥이 형제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삶이 불행하고 하루하루가 절망스럽지만 둘이 함께라 으쌰으쌰 할 수 있는 짠하지만 재미난 녀석들이다.

 

시작은 성년이 된 유가와 한 방송국 피디의 만남이다. 신기한 동영상을 확보했다, 편집되거나 조작한 흔적이 없는데 변기에 앉아있는 네 모습이 순식간에 바뀐다, 이건 틀림없이 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거냐. 피디 다카스기가 추궁한다. 처음엔 사생활 침해라는 둥 내가 아니라는 둥 아까도 이 모습이었다는 둥 변명하지만 만만치 않은 피디의 조목조목한 반박에 유가는 결국 실토를 한다. 후가와 유가, 우리 쌍둥이로 말할 것 같으면 일 년에 딱 하루인 생일날에 공간이동을 할 수 있다고 말이다. 물론 다카스기가 이를 믿을리 없다. 너무 엉터리 같은 이야기니까. 유가는 다카스기를 설득해 방송에 출연할 요량으로 어릴 적부터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잊을 수 없는 소년기. 아버지의 학대, 어머니의 방임, 가정을 벗어나 마주치는 또다른 학대가정과 학대를 방치하는 사회 속 아이들과의 만남, 그 모든 환경 속에서도 대나무처럼 성장했던 그간의 일들이 하나둘 펼쳐진다. 사랑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함께라는 것이 너무나 필요해서 언제나 꼭 붙어있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애달픈데 쌍둥이의 남다른 재능과 성격만큼은 부럽기도 하고. 하여튼 이사카씨의 주인공들 아니랄까봐 매력이 넘친다.

 

누가 봐도 이사카 코타로 작품이다 싶은 그런 소설이다. 쌍둥이, 생일에 공간 이동을 하는 초능력, 순둥순둥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엔 최고로 협력하는 녀석 하나 성격이 억센 듯 엉뚱한 듯 말썽쟁이면서도 정의로운 녀석 하나가 나쁜 놈들 무찌르고 다니는 이야기?? 말미엔 살짝 알쏭달쏭?? 담백하고 소박한 감동과 웃음이 소복소복 쌓인다. 전작들의 특징이 알알이 박혀있는데 작품이 성장했다고는 말 못해도 장점은 안빼먹고 다 챙긴 책이다. 이사카씨 스스로도 중력 삐에로(이 책은 매우 좋았고♡)나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이 책은 살짝만 좋았고 ㅋㅋ)의 감성을 소중히 해 그때의 감성으로 회귀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하니 두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필히 좋을 것이요 나처럼 한 권만 좋았던 독자도 맘에 들거다. 이사카씨의 낭만이 쭉쭉 뻗어 매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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