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 I LOVE 그림책
트로이 커밍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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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넷로의 떠돌이 강아지 아피. 외딴 골목 안 작은 상자에서 살고 있는 아피는 너무너무 외롭습니다. 비가 내려 상자가 축축하게 젖는 건 참을 수 있지만 외로움으로 축축하게 젖은 마음은 더는 참을 수가 없어요. 눈이 올 때도 비가 올 때도 더운 낮과 캄캄한 밤을 함께 하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피는 반려인을 찾아 버터넷로의 집들에 편지를 써보기로 합니다.

"노란 집에 사는 분들께, 멍멍, 제가 혹시 여러분의 반려견이 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좋죠. 노란 집에서는 고양이를 키우는데 개 알레르기가 있어서 함께 살 수 없다고 답장이 옵니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죠. 아피는 또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습니다. 이번에는 정육점 아주머니에요. 썰어썰어 정육점이라면 아피 같은 강아지가 살기에 딱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친절한 정육점 아주머니가 얼른 답장을 보내옵니다. 편지 속 선물인 마른 내장의 냄새를 맡으며 아마 아피는 가슴이 두근거렸을 거에요. "이봐, 친구. 미안하지만 나는 다시는 개를 들이지 않으려고 해." 정육점 아주머니는 개를 키웠다가 고기를 도둑 맞은 적이 있다고 해요. 맛있는 육포를 뜯으면서도 아피는 실망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아피에게 친절했던 건 아니에요. 고물상 주인에게 보낸 편지는 "이 똥개야, 썩 꺼져!" 라고 답장이 왔구요. 편지가 고스란히 반송된 적도 있었답니다. 아피는 너무너무 속상해서 땅을 깊이 판 후 편지를 묻어버렸지요. 그래도 아피는 멈추지 않아요. 계속계속 편지를 써서 결국 버터넷로의 모든 집에 편지를 보낸답니다. 과연 아피는 다정한 반려인을 찾아 더는 외롭지 않은 날들을 보내게 되었을까요?

반려견을 찾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반려인을 찾는 강아지의 이야기, 시점을 바꾼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색다르고 사랑스러운 동화가 만들어진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아참, 책 뒤에는 아피가 알려주는 유기견을 돕는 방법들도 나오는데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고 유기견에 대해서, 또 반려견을 만나고 키우는 일에 대하여 한 생명을 책임지고 사랑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혼자 또 어른이 혼자서 읽는 것도 물론 괜찮아요. 보물창고의 그림책들은 0세부터 100세까지, 그림책 팬들 모두를 위한 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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