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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한의 죽음 ㅣ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2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살인사건은 커녕 절도사건도 드문 시골의 조용한 마을 로흐두였는데 낚시터 살인 사건이 터지고 나더니 뭔가 살인의 문이 열린 것 같아요. 이번엔 뇌조 사냥 살인 사건입니다. 해미시가 좋아하는 프리실라 할버턴스마이스의 집 근처에서 손님 피터 바틀릿 대위가 시체로 발견되요. 초반엔 총기 오발로 인한 자상 사건인 줄로 알았는데 해미시 그가!! 순경의 감으로!! 타살 사건이라는 사실을 알아채며 사건은 급선회합니다. 프리실라가 런던에서 약혼자를 데려오는 바람에 잔뜩 풀죽었지만 그래도 할 건 하는 남자란 말이죠. 장하다 해미시! 이번엔 할버턴스마이스 대령의 집에 묵은 11명의 손님들이 용의자입니다. 면면이 어쩜 이렇게 평범치가 않은지;;; 이런 손님들만 방문하는 로흐두엔 이미 마가 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사망자 피터 바틀릿 대위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난봉꾼 중의 난봉꾼이라 사교계에 데뷔하는 모든 아가씨들이 이 남자를 거쳐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사망 전날에도 프리실라의 집에서 세 여자와 잠을 자요. 뺨 안맞고 죽은 게 용하달까요. 비라 포브스그랜트, 피터와 한때 불륜을 저질렀던 과거가 있습니다. 뜨거웠던 밤을 잊지 못해 자정 넘어 남편 몰래 피터에게 다녀왔죠. 프레디 포브스그랜트, 비라의 남편이며 부유한 은행가에요.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순정남입니다. 제시카 빌리어스와 다이애나 브라이스. 둘은 친구 사이인데 각각 피터의 한때 약혼녀 한때 애인이었습니다. 약혼녀의 친구에게 환승이별한 피터가 용한건지 여전히 친구인 두 사람이 용한건지 간밤 또다시 피터를 만나 각각 밤을 보낸게 용한건지 도통 구분이 안가네요. 험프리경은 할버턴스마이스 대령의 친구인데 죽은 대위와는 사이가 극악입니다. 대위가 험프리의 엄청나게 비싼 도자기를 깨먹고는 배상도 안하고 도망갔거든요. 헴스데일 부부 또한 피터와는 적대적. 피터가 술에 취해서 부부의 별관에 불을 질러요. 따지는 헴스데일경을 피터가 치려하자 아내인 애거서가 피터의 턱주가리를 작살내 버립니다. 제레미, 피터와 뇌조 사냥 내기를 한 사냥 애호가에요. 그는 불결하고 난잡한 피터를 아주 혐오한답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피터를 싫어하는 인물들로만 초대할 수 있는지 프리실라 어머니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아차, 성공한 극작가 헨리 위더링도 빼먹으면 안됩니다. 그는 프리실라의 약혼자 자격으로 성에 초대받았습니다.
아주 그냥 게을러빠진 못난이로만 생각했는데 차려입으니 인물 좀 나는 해미시가 프리실라랑 데이트도 하고요. 시골 순경이라고 무시하는 블레어 경감 물 먹이며 사건 전면에 나서서 수사에 앞장서니 이거 좀 폼이 납니다. 1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트릭이 등장하며 호기심도 자아내고 한 건도 아닌 두 건의 연쇄살인사건이 터지면서 1권 보다는 한층 긴장감이 생겨요. 못된 인간들이 원체 많아서 수사 밖 이야기도 흥미진진 했구요. 1권에서도 그랬지만 2권의 피터도 죽어도 싼 놈이 잘 죽었다 하는 상황이라 확실히 독자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없이 속이 시원한 부분이 있어요. 요즘의 추리소설들은 죄 없는 사람, 여자와 어린애 등, 그냥저냥 죽이는 경우가 많아 좀 싫을 때가 있잖아요. 근데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잔인한 묘사도 없고 죽은 놈이나 죽인 놈이나 다 나쁜 놈이고 권선징악도 매우 또렷해서 슴슴하니 간은 약해도 질리지가 않는 것 같아요. 맛으로 치면 순한 맛?? 3권 외지인의 죽음(여태까지 다 외지인이었는뎁쇼??) 4권 현모양처의 죽음도 얼른 만나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