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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근육이 붙나 봐요
AM327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너무 피곤해서 잠이 안오는 밤이면 저는 꿀을 듬뿍 넣은 따뜻한 우유를 마셔요. AM327님은 아도무카 스바나아사나 자세를 합니다. 기지개 켜는 개처럼 엎드린 자세에서 무릎을 펴고 엉덩이를 위로 들어올려요. 하루의 피곤이 싹 가신대요. 변비가 오면 낫또에 사과, 유산균을 폭풍 흡입하지요. AM327님은요. 할라아사나 자세를 한대요. 누운 채로 두 다리를 하늘로 들어서 머리 뒤로 넘기는 거에요. 이 자세를 하면 변비 안녕이라나요? 스트레스가 쌓여서 폭발할 것 같은 날엔 치맥을 하며 기분을 푸는대요. AM327님은 받다 코나아사나 자세를 취한대요. 양 발바닥을 맞댄 후에 허리를 숙이는 거에요. 몸과 마음에 쌓인 응어리가 제때제때 흘러간대요. 미세먼저로 목이 칼칼하다 싶으면? 저는 생강차나 대추차를 마십니다. 삼겹살을 구워먹기도 하고요. 기름기 최고! AM327님은? 비틸라사나-마르자리아사나 자세를 한대요. 고양이 자세라고 엎드려서 등 내렸다 등 올렸다 하는 거 아시죠? 저는 추우면 옷을 껴입거나 이불을 덮어요. AM327님은 부장가 아사나 자세를 취합니다. 바닥에 배를 대고 누워서 상체만 쭈욱 끌어올리는 거에요. 뱀 같은 자세래요. 반대로 날이 더우면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죠. 결코 움직이지 않습니다. 땀나게 왜?? 하지만 AM327님은요. 몸을 잘 열어주는 와일드씽 카마트카라사나 자세를 취한대요. 골반을 연 자세라는데 팔이 뒤로 꺾이고 배가 공중에 떠서 하늘을 향해 활짝 열려있어요. 배 찢어질까 무서워서 한기가 들 것 같은 자세기는 했습니다. 이렇게 제가 온 몸과 마음을 다바쳐 지방을 쌓을 적에 작가님은 몸으로도 부족해 마음에도 근육을 붙이셨더라구요. 스페인놈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원주민을 마주쳤을 때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신세계! 놀라움!! 이질감!!! 그러나 저는 스페인놈들과는 다르게 양심도 바르고 마음도 너르고 관대한 사람이므로 AM327님의 자세를 품었어요. 요가를 했다 이 말입니다.
저 사실 몇 년 전에 요가를 하겠다고 요란법썩 떨며 수강신청을 했다가 일주일도 안되서 그만둔 적이 있거든요. 일주일이 뭔가요? 이틀인가 삼일인가 하여튼 누구한테 얘기하기 부끄러울만큼 단시간에 하차했는데 엄살 아니고 진짜 너무 아팠어요. 친구는 요가만큼 쉬운 운동이 없다고 체력이 바닥난 사람도 얼마든지 따라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제 경험에선 아니었어요. 단순히 팔다리가 뭉치고 어쩌고의 수준이 아니라 뼈가 다 으슬으슬 하게 몸살이 났거든요. 환불을 받겠다는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뻗어서 요가는 나랑 안맞아 라고 생각했는데 책 보며 저도 모르게 몸을 일으키고 할 수 있는 만큼 따라해 보게 되더라고요. 물론 할 수 있는 동작이 몇 개 없긴 했어요. 발바닥 붙이고 엎드리기, 복부의 방해로 15도쯤 삐딱하게 내려오다 말았고요. 배 깔고 엎드려서 허리 올리기, 이거는 제 생각에 인간이면 모두 할 수 있는 동작 같습니다. 그리고 전 인간이고요! 가루다 아사나라고 옥주현씨가 방송에서 독수리 자세라고 가르쳐 주던 그거! 비틀비틀 하다 발목에 감은 다리가 금방 풀리긴 했지만 한 건 한 거죠. 돌이켜보면 그땐 제가 넘 저질체력이었던 거에요. 조금 더 인내심을 내어봐도 좋았을텐데 말예요. AM327님은 요가를 하다가 다쳐서 치료를 받기도 하고 피치 못하게 요가를 쉬었던 적도 있지만 요가를 하는 게 정말정말 좋으셨대요. 요가를 한다고 판타지 같은 마음의 평화가 오진 않지만요. 우울한 기분에 받쳐 깊은 물에 푸욱 잠기는 기분이 들 때에도 예전과는 달리 중간쯤 보이는 바위를 잡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생겼대요. 마음의 근육이 힘을 발휘하는 거겠죠? 저는 요즘 걷고 뛰는 게 너무 좋아서 우선은 여기에만 집중할 생각인데 체력이 더 많이 쌓이고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면 이번에는 제대로 요가를 배워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