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 오브 넘 - 맛있게 한입, 냠.냠.냠!
케이트 앨린슨.케이 페더스톤 지음, 김진희 옮김, 유민주 감수 / 북레시피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홍훈 셰프가 나온 방송을 본 적이 있다. 하루종일 주방에 서서 손님들의 식사를 책임지던 그가 퇴근 후엔 반조리 식품을 데워 앉지도 않은 채 배를 채웠다. 게스트로 앉아 있던 연예인들이 안타까워 한숨을 쉬었는데 나는 반대로 흡족하게 웃으며 티비를 시청했다. '저봐, 전문 요리사도 피곤하니까 아무거나 집어먹잖아. 괜찮아 괜찮아 나만 이렇게 사는 것도 아니고 까짓 되는대로 편하게 먹고 살자.' 요리하는 것도 치우는 것도 버겁던 때라 셰프의 나쁜 식습관에 위안받고 내 게으름을 정당화했던 것 같다. 알고 보면 셰프는 그날 딱 하루 그런 식사를 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말이다. 반조리 음식의 반격은 티나지 않게 차츰차츰 진행이 되었는데 한 계절이 지나고 나면 배와 허벅지로 두둑히 붙은 살에 지난 철의 옷이 들어가지를 않았다. 다이어트를 해야지 결심했던 날은 셀 수가 없고 매우 빠른 포기로 우울했던 날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요리사 케이트 앨린슨과 케이 페더스톤도 처음엔 나와 똑같았다. 긴 교대근무의 스트레스와 바쁘다는 핑계로 덥석덥석 아무 생각없이 몸에 좋지도 않은 음식을 집어먹었다. 손쓸 수 없이 몸이 불어났을 때 이들은 동네 체중 감량 센터에 가입을 한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운동만으로 살을 빼는 건 거의 불가능이라 음식조절을 해야했는데 요리사의 입을 만족시키는 다이어트 음식이 없었다. 결국 두 요리사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레시피들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제일 처음 만들었던 치즈케이크로 속을 채운 딸기를 비롯해 이후 초간단 치킨 커리, 레인보우 쿠스쿠스, 콜드 아시안 누들 샐러드 등을 만들어 인터넷에 공유한다. 수많은 다이어터가 이들 레시피에 열광했는데 6개월만에 방문자가 6만을 넘은 것이 그 증거다. 이 책 또한 영국에서 출간됐을 당시 3일 만에 20만 부가 판매됐다. 6개월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였다면 말 다했지. 담백하고 맛있지만 체중을 불리지 않는 건강한 음식들, 더하여 피곤에 지쳐 돌아온 저녁에도 조리기구 앞에 설 용기를 주는 간편한 레시피들이 가득한 책이다. 한식에만 적합한 내 냉장고의 부족함으로 당장에 해먹을 수 있는 요리들은 많지 않았지만 부족한 솜씨나마 새요리 새맛을 탐구할 의욕을 가지게 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