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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평점 :

제목이 아주 직관적입니다.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소설의 미국판 제목은 "고스티드 : 사랑하는 사람이 완전히 종적을 감추고 유령처럼 돼 버리는 것" 이라고 하니 이 소설이 어떻게 시작해 나아가는 이야기인지 충분히 예상이 간달까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고, 미련한 나는 예외를 꿈꾸며 그를 쫓고, 알고 보니 나는 그 예외인게 맞더라 식의 짝사랑 이야기. 과연 사라와 에디, 두 주인공의 연애사는 제 예상대로 흘러갔을까요?
사라는 에디를 처음 만난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용광로처럼 뜨거웠던 영국의 시골길. 한적한 언덕배기에서 양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자는 어쩜 그리 그림 같던지요. 홀린 듯 다가가 남자의 새파란 눈동자를 마주한 순간 사라는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가며 얼토당토 않은 말을 내뱉는 남자, 그 남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활짝 웃으며 호감을 표하는 여자. 상상만으로도 마음을 살랑이게 하는 남여의 핑크빛 기류에 제 심장까지 콩닥콩닥 뛰지 않았겠습니까? 꿈 같은 일주일이었어요. 갓 이혼하여 혼란을 느껴야 마땅할 시기에 사랑에 빠진 사라는 고작 일주일만에 에디와의 먼 미래까지 그리고 있습니다. 에디 또한 그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을만큼 사랑에 눈 먼 남자 그 자체였구요. 때문에 에디의 미국 휴가행에도 사라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공항으로 마중가겠다고, 돌아와 다시 뜨겁게 사랑하자고, 두 사람은 철썩 같이 약속하고 헤어졌지요. 그런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에디에게서 연락이 없습니다. 자존심 까짓 없는 것처럼 메시지를 남기고 직장으로, 집으로,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고 페이스북에 들어가 공개적으로 메모까지 남겼습니다. 에디가 뛰고 있다는 축구 동호회의 탈의실까지 찾아갔어요. 친구들은 정신 차리라고, 자존심 챙기라고, 누가 봐도 잠깐 놀다 튄 거라고 합니다. '유부남인지 아닌지 확인은 했니? 사기꾼인 건 아니고? 너답지 않다, 얘. 우리가 애니?' 사라도 머리로는 다 압니다. 스물 일곱이 아닌 서른 일곱이라고요. 십 년 결혼에 마침표를 찍은 게 엊그제입니다. 남자의 불장난, 수치스럽지만 웃고 넘기자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어디 모자란 여자로 보지도 마세요. 이래뵈도 맨주먹으로 미국땅을 밟아 기조연설자, 로비스트, 사회운동가로 성공한 어른이란 말입니다. 어쩌라구요. 머리와는 달리 가슴은 아니라고 하는데, 그 남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는 생각 밖에 안드는데, 뭐라도 하지 않고 포기하면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절망할 것 같은데ㅠㅠㅠㅠ 그의 변심을 생각하느니 차라리 그가 죽었다고 믿을거라구요!!
이 남자를 찾아주세요!!!! 책을 읽는 내내 사라의 절절한 외침이 들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사랑 앞에 속수무책인 사라를 보는 게 좋았어요. 집념으로 사랑을 쫓는 사라가 참 대책없다 싶으면서도 용기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속도로에 올라탄 것처럼 순식간에 속도를 높여가는 사라의 맹목적인 갈망 앞에 질투가 나기도 했네요. 사랑이 완성되기 위해서 사라가 열지 않을 수 없었던 비밀의 문, 사라와 에디 사이의 진실이 뼈 아팠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감동적인 미스터리 로맨스였습니다.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