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나에게 - 고흐와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인생을 만나다
안경숙 지음 / 한길사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언제 만나도 질리지 않는 소재가 있다면 책 속의 책 이야기입니다. 나 이런 책을 좋아해요, 책 속의 이런 구절을 또 좋아하고요, 혹시 여러분도 읽어본 적 있나요? 없다면 한번 읽어보시겠어요? 은근하게 권유하고 유혹하는 말들에 매료되곤 합니다. 요즈음 취미를 붙인 분야는 또한 미술인데 아직은 낯설지만 보고 또 보다 보면 화가와 작품도 능숙하게 익히고 예쁘다 안예쁘다 수준(;;)을 벗어난 감상도 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희망하는 중입니다.

안경숙 작가의 에세이 <사랑이 나에게>는 제가 좋아하는 두 소재를 합쳐 만든 책입니다. 고흐와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인생을 만나다 라는 부제처럼 그림과 문학에서 발견한 삶에 대한 감상을 엮었습니다. "나로 살아가는 기쁨, 사랑 우리를 살게 하는 것, 작지만 단단한 삶을 위해" 작가가 품고 써온 이야기들이 소녀스럽고 아기자기하고 어여쁘더군요. 몇 번 이직을 하긴 했지만 만만치 않은 내공으로 현 직장에서 10년째 장기근속 중인 근로자. 그런 그가 꾸준히 글을 쓰는 일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요. 예상 밖으로 전업작가가 아니라는데 별 불만없이 사부작사부작 글 쓰는 재미를 이야기했습니다. 영감이 없을 때에도 노동하듯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일과, 끊임없는 삽질과 맨땅에 헤딩으로 일궈낸 풍요로운 결과물, 꼼짝않고 앉아 책을 읽으며 흡혈귀처럼 빨아들인 문장들로 벌써 세 권이나 되는 책들을 펴낸 작가의 삶도 인상 깊었습니다.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처음"이라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애쓰고, 하지 않고 죽어도 좋을 일들만 내일로 미루려 노력하며, 작은 씨앗을 뿌려 숲을 이루는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결심에서 본 받을 점도 많았구요.

색을 고스란히 입은 미술작품들을 안고 침대에 누우면 책 한 권으로 미술관에 온 것만 같았구요. 제인 오스틴, 존 스타인벡, 몽테스키외, 생텍쥐페리, 나쓰메 소세키, 셰익스피어 등 유명 작가의 작품 속 공감가는 멋진 문장들을 만나면 책장에서 먼지를 덮어쓰며 잠수해 있는 고전들을 죄다 꺼내 읽고 싶었습니다. 로시니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는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를 찾아듣기도 하고요. 맛집 기행을 하기 위해 오페라 작곡을 그만뒀다는 (설이 있는) 로시니의 삶을 부러워하면서 말이죠. 부담 1도 없이 휴식 같이 편안한 책입니다. 머리맡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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