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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 할로우 -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 ㅣ 아르볼 N클래식
워싱턴 어빙 지음, 달상 그림, 천미나 옮김 / 아르볼 / 2019년 7월
평점 :
날이 더워 그런가 글밥 많은 책이 영 읽히질 않는다.
그래픽노블, 그림책을 연속해 읽고 있는 중.
이번 책은 워싱턴 어빙의 단편모음집이다.
슬리피 할로우를 비롯해 총 6가지의 기담을 담고 있는데
그림책이지만 청소년과 성인을 두루 아우른 느낌?
아르볼 N클래식의 특징인 것 같다.
1. 악마와 톰 워커
숲에서 우연히 악마를 만난 톰 워커.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길까 계약하자는 제안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자린고비에 심술 궂은 아내는 자신의 전재산을 들고 악마와 계약하러 간다. 거래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만들려 한 이 잔소리쟁이를 악마가 용납할 리 없었고 악마와 머리를 쥐어뜯고 싸웠지만 결국 패해 심장을 쥐어뜯긴다. 한편 행방불명된 아내를 쫓아 숲으로 온 남편 톰 워커는 아내의 사망을 확인하고 악마가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었다는 생각에 휘파람을 불며 집으로 돌아간다.
2. 독일인 학생의 모험
프랑스 혁명기에 유학을 간 심약한 독일인 볼프강. 예민한 성격에 매일 같이 낭자한 피를 보는 일에 정신이 병들 지경이 된 그는 죽은 저자들의 무덤, 문학의 납골당과도 같은 도서관에 처박혀 책 먹는 귀신이 된다. 여느 때와 같이 온종일 책을 읽고 돌아오는 길, 공개처형장에서 비를 맞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게 되고 여인에게 전혀 면역이 없던 그는 미모에 홀려 이름 모를 여성을 자신의 침대에 끌어들인다. 다음 날 여인과 함께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고자 새벽 같이 집을 나선 그. 그러나 돌아온 그를 맞이한 것은 목이 잘린 싸늘한 시체였으니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관은 여성의 머리를 보고 흠칫 놀라 소리친다. "맙소사! 이 여인이 어떻게 이곳에 있단 말입니까?!!!" 6편의 단편 중 가장 오슬오슬. 제대로 공포특급이었다.
3. 립 밴 윙클
아내의 잔소리를 피해 캐츠킬 산맥으로 사냥을 나간 립 밴 윙클. 기이한 노인을 도와 술통을 나르고 한잠 취했다 돌아오니 기름칠 잘된 매끈한 엽총은 녹이 슬어있고 예전의 집은 삭고 낡아 알아본 수가 없었다. 친구도 이웃도 없는 낯선 세상. 그래도 아내가 죽어서 꾸중 안들어도 되는 게 크나큰 위안이 되었더라 하는 그런 이야기. 독일의 전설 피터 클라우스에서 차용한 이야기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우리네 옛날 이야기와도 비슷했다.
4.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마법의 골짜기 슬리피 할로우에는 이따금 목이 잘린 헤센 용병의 영혼이 나타나는데 독립 전쟁 때 터진 폭탄으로 날아간 머리를 들고 밤의 어둠을 바람처럼 질주하곤 한다. 슬리피 할로우에 부임한 교사 이카보드는 마을의 제일 가는 처녀 카트리나에게 한눈에 반해 적극 구애하는데 건장한 청년 뼈다귀 브롬과의 경쟁에서 패배해 우울한 마음으로 늦은 밤 홀로 귀가하다 헤센 용병과 맞닥뜨린다. 부서진 안장, 깨진 호박, 주인없이 돌아온 말, 홀연히 사라진 이카보드. 지난 밤 이카보드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걸까???
5. 책 만드는 기술
옛 작가들의 글을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씩 도둑질해 책을 쓰는 "요즘"의 작가들을 혼내키기 위해 초상화를 탈출한 고전 작가들의 이야기.
""죽은 자들의 노고를 훔치는 것은 그들의 옷을 훔치는 것보다 더 큰 범죄다."라는 시네시우스의 엄중한 판결이 사실이라면 대부분의 작가들은 어떻게 될까?" (로버트 버턴의 <우울증의 해부> 중)
6. 유령 신랑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저의 언약은 신부와 함께가 아닙니다. 벌레들! 벌레들이 저를 기다립니다! 저는 죽은 사람입니다. 도적 떼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 몸은 뷔르츠부르크에 누워 있습니다. 자정이 되면 땅속에 묻힙니다. 무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제 약속을 지켜야만 합니다!"(p168)
유령 신랑이 너무 잘 생긴 것이 문제였다. 신랑에게 한 눈에 반해버린 신부는 신랑의 정체를 알고도 다음 날 밤 자신을 찾아온 유령 신랑을 따라 사라져버린다. 랜드쇼트 남작은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사람을 풀고 기어이 산 속에서 유령 신랑과 그의 딸을 찾아내게 되는데. 유령 신랑과 신부는 무사히 사랑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