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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분홍색 부채 ㅣ 에놀라 홈즈 시리즈 4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5월
평점 :
엄마도 있고 오빠도 둘이나 있지만 어쩐지 고아 같은 소녀 탐정 아니 소녀 탐색가 에놀라 홈즈.
엄마의 실종 후 기숙학교에 집어넣으려는 고지식한 두 오빠에게서 달아나
런던에서 시작한 새로운 삶은 계속해 이어지는 사건사고로 우당탕당 난장판입니다.
그런 에놀라의 네 번째 모험엔 어쩐 일인지 작은 오빠 셜록이 시작부터 등장합니다.
"밧줄, 에놀라!"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요. 나중에 제가 돌아온 다음에요. 아마도?"(p4)
셜록은 대체 무슨 일로 에놀라에게 밧줄을 요청하는 걸까요?
짐짓 한숨을 쉰 에놀라는 왜 오빠의 청을 거절하고 돌아서는 걸까요?
독자의 호기심에 살살 바람을 불어넣는 이번 사건의 제목은 <별난 분홍색 부채>
여름밤의 더위도 물리칠 분홍의 강풍이 설마 에놀라의 삶을 날려보내려는 건 아니겠지요??
에놀라가 런던에 발 붙인지도 어느 덧 8개월 여.
후작과 함께 납치되고 셜록과 마이크로프트에게 붙들릴 뻔하고 왓슨 박사를 구하고
살인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지만 아직까진 무탈하게 살아있습니다.
사이언티픽 퍼디토리언 라고스틴 박사의 사무실도 빈약한 아침만 나오는 하숙집도 무사하구요.
종종 몰라닥치는 외로움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 오빠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몸부림 치는 날도 있지만
이 정도야 뭐, 다수 사춘기적 정서불안에 비추면야 양호한 편이죠.
여느 날과 같이 변장을 하고 자료 조사차 거리로 나섰던 에놀라는 런던의 신유행 여성 화장실에서
한 때마나 친구가 되기를 꿈꿨던 왼손잡이 숙녀 세실리와 마주치게 됩니다.
벨 모양의 불편한 드레스에 꼼짝없이 갇혀 감시인에 양팔이 붙들려 끌려나가는 세실리.
사람과 환경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에놀라가 세실리의 위급한 상황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지요.
이를테면 허랑방탕한 사촌과의 강제결혼 같은 거?
에놀라는 세실리를 구하기 위해 약간의 거리를 두고 그들을 쫓아나가지만
큰오빠 마이크로프트와 마주쳐 세실리가 탄 마차를 놓치고 맙니다.
단 하나의 단서 분홍색 부채만이 에놀라의 손에 남았을 따름이지요.
여동생을 이해하려는 또 이해할 수 없는 오빠들과의 협업과 다툼이 여느 편보다 발랄합니다.
세실리를 구하려는 에놀라의 고군분투와 영리함, 행동력은 여느 때와 같이 놀랍고요.
완결까지 남은 권 수는 단 두 권!!
셜록과 마이크로프트가 갱생하는 날이 오기는 하겠죠?
집시들과 떠난 엄마가 영영 에놀라를 내버려두지는 않겠죠?
나날이 성장하는 에놀라가 더욱 기특한 <별난 분홍색 부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