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와라 히로시의 지극히 작은 농장은 대문 열고 들어가서 딱 3초면 도착한다.
장모님 댁에서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처가살이 중인지라 욕심껏 농장을 키울 수가 없다.
사실 그걸 가꿀 능력도 안되시는 듯 하며 본인도 본인의 한계를 매우 실감하고 계신다 ㅋㅋㅋ
작가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심어 재배했던 작물은 감자였다.
1964년 동경 올림픽이 열렸던 초등학교 2학년 즈음이었을까?
소년은 매년 봄이 되면 엄마 몰래 감자 한 알을 슬쩍해 마당에 감자를 심었다.
오늘 나올까 내일 나올까?
싹이 돋으면 그 이파리가 예뻐서 감자에도 꽃이 필 때는 감자꽃의 존재 자체에 놀라서
수확기가 다가오면 다섯 배 열 배는 늘어날 감자 갯수를 상상하는 일이 즐거워서
소년은 매년 기대를 저버리는 수확량에도 불구하고 감자 심기를 지속했다.
아마도 69년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중학생 즈음엔 그런 흥분도 시들해진 모양이지만 말이다.
2008년, 마이니치 신문에 이 글을 연재하던 때엔 다시금 농장주로써 의기백배해있던 시기.
그의 농장에는 무, 순무, 누에콩, 가을가지가 심어졌다.
봄, 여름을 제치고 가을, 겨울에 연재된 에세이 속 수확량은 정말로 볼품없다.
농담이 아니다, 진짜로 뭐가 없다, 우리 엄마 텃밭 수확량도 이보다는 많을텐데.
오늘도 퇴비비료영양제뭐시기를 주문하라고 링크를 보내셨는데 깜빡하고 있었네, 내일해야지;;
그러나 풋내기 농사꾼은 약간 억울도 한 것이다.
애초에 농장의 전성기는 이 계절이 아니라굿!
2008년 빵구났던 수확량은 연재 코너 담당자가 부탁하지도 않은! 본인이 직접 그린!! 재미난 삽화로 메꿨고
2017년 연재분을 묶어 에세이집을 출간하기로 했을 때엔 작심하고 봄여름 농장일지를 새로 썼다.
그러나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2008년과 더불어 17년도 대흉작.
오이는 흰가루병으로 씨가 마르고 안그래도 알이 작던 수박은 그에 전염되어 세상을 떠났다.
재미만큼은 알알이 맺혀 독자의 마음에서 퐁실퐁실 터졌으니 글쓰는 농부님은 부디 안심하시기를 ㅎㅎㅎ
아참. 생각지도 못한 독서 얘기도 잠깐 등장.
작가님 평생에 읽은 소설이 다해서 책장 두 개 분량이란다.
책 읽는 속도가 엄청 느려서 한 권 잡으면 삼 개월 내내 읽어도 다 못 읽으신다고.
에피소드에 등장한 책은 무려!! 100 페이지를 조금 넘겼을 뿐.
재미있어도 집중하고 읽어도 작가님과 완독은 너무나 먼 친구 사이 같았다;;
본인의 에세이를 대여섯시간 남짓에 읽는 독자를 보고 서운해 하시면 어쩌지?
하여튼 재미난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