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 (오디오북)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진현 옮김, 이지혜 낭독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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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는 정말 제 인생의 앤이에요. 최고는 단연코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이었는데요.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이 비어있던 차석 자리를 냉큼 차지하더니 이제는 수석의 애니 앤과 대등하게 다투고 있습니다. 티비 속의 앤에는 여기 에이번리 이야기가 없으니까요. 솔직히 에이번리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날 줄은 정말 몰랐어요>_<

 

근래 하루 일과가 오디오북 에이번리 이야기를 듣는 거였어요. 눈 뜨면 휴대폰에 저장해 둔 오디오북을 켜구요. 잠자리에 누워서도 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습니다. 책과 함께 오는 USB 속 파일을 편하게 옮길 수 있어서 휴대폰이랑 컴퓨터, 태블릿에 담아놓고 내내 끼고 살았어요. 앤 때문에 잠 못들기도 하고 앤의 편안한 목소리에 잠겨 꿀잠 자기도 하구요. 빨래를 널 때나 설거지를 할 때 또 뚜벅이 출퇴근 길에도 함께 했네요. 지난 주엔 자주 비가 와서 오래 걷지 못했지만 지지난 주엔 앤과 함께 장미가 빨갛고 제비꽃이 파랗고 팬지가 알록달록 핀 길을 따라 여러번 산책도 했답니다. 아랫동네에 사는 저는 4월 17일 첫 장미를 목격했거든요. 시에서 심은 튤립과 팬지도 이미 만개해서 화단을 스쳐 걸으면 꽃향기가 뭉클한데 그 순간 에이번리에도 봄이 가득 피어서 앤이 저랑 똑같은 꽃들을 보고 있는 거에요!! 아니 물론 우연의 일치일 뿐이지만요. 앤이 봄을 찬양하고 봄을 감탄하는 순간에 저도 같은 봄을 느낀다는게 설레구요. 귀도 눈도 어찌나 황홀하던지요. 쓰고 보니 약간 오글오글, 제 맘 속 소녀 감성이 넘 생생해진게 이번 독서의 유일한 단점 같아요 ㅋㅋ

 

16살하고도 반의 나이에 에이번리 학교의 선생님으로 부임한 앤, 베르길리우스 시집을 길버트와 함께 공부하는 앤, 클리피 라이트에게 A가 A란 걸 가르치는 앤, 친구들과 함께 마을 개선 사업회를 시작한 앤, 학생 어느 한 명에게도 미움받고 싶지 않은 앤, 옆집 해리슨씨의 소를 메슈 아저씨가 사준 돌리인 줄 알고 팔아버린 앤, 여섯살 쌍둥이 데이비와 도라와 함께 살게 된 앤, 폴 어빙의 바닷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앤, 메아리 집의 노처녀 라벤더와 친구인 앤, 다이애나의 사랑을 엿보는 앤, 길버트와 두 눈을 맞추는 앤, 드디어 대학의 문을 열게 된 앤.. 스테이시 선생님을 존경하던 학생이 어느 새 같은 자리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그 2년이라는 시간이 장장 14시간 507 페이지로 이어지는 내내 생각했어요. 소녀 시절의 앤만으로 어떻게 만족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구요. 10권이나 되는 전집이 있는 줄을 알면서도 펼쳐보거나 들여다 볼 생각을 안했던 건 내심 어른이 된 앤에게 실망할까봐 그리고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으로 충분하다는 믿음 때문이었는데요. 지금은 아니야! 부족해! 다음 권 얼른얼른!!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앤이 좋아서, 더 정확히는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의 번역과 성우가 정말정말 좋아서요. 일전의 다른 판본의 앤을 읽고는 '나 너무 늙어버렸나봐, 감수성 다 식었어, 앤이 어쩜 이렇게 재미없지' 했는데 오디오북 앤은 한 챕터가 줄 때마다 아쉽고 서운했어요. 소녀 시절의 페이지를 마무리하고 책을 덮을 땐 괜히 코 끝이 찡하기까지. 앤은 이제 곧 레드먼드 대학에서 길버트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겠지요? 앤의 청춘이 또 어떤 빛깔로 우리를 찾아올지 내내 기대하고 고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앤의 오랜 팬으로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 엄진현 역자님, 이지혜 성우님의 노고에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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