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의 정체 - 마침표 없는 정념의 군도를 여행하다
샬롯 카시라기.로베르 마조리 지음, 허보미 옮김 / 든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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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엔 여러 감정들이 있잖아요.

너그럽거나 강렬하거나 혹은 악의적인.

이 분류에 따라 모나코의 공주님 샬롯 카시라기와 그녀의 철학 스승 로베르 마조리는

아래와 같이 여러 감정들을 분류했습니다.

사랑, 우정, 형제애, 동지애, 선의, 선함, 연민, 친절, 겸손, 동정 경탄, 경애

황홀, 기쁨, 신뢰, 용기, 인내, 포근함, 권태, 피로, 슬픔, 두려움, 불안,수치, 우울, 혐오, 교만

비방, 좀스러움, 놀림, 심술, 질투, 거만, 잔혹함 , 증오...

이 감정들을 설명하며 무언가를 증명한다거나 충고를 해준다거나 처방전을 쓰려는 건 아니에요.

그저 내가 또는 당신이 느끼는 감정을 어떤 미지의 것으로 분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또 감정을 표현불가능한 세계에 표류시키지 않기 위해서

마음이라는 바다 위에 정념의 섬을 꿋꿋하게 심어 여행해 보자는 거였죠.

"나의 친절이 친절임을, 나의 심술이 심술임을, 나의 사랑이 사랑임을 알아보는 이"(p17)가

타자가 아닌 "내"가 되기 위해 시작하는 공부라고나 할까요.

니체, 아우구스티누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쇼펜하우어, 몽테뉴, 칸트, 빅토르 위고 등등등

책을 읽다보면 수많은 철학자와 신학자와 작가들이

감정의 파편을 두고 연구하고 사색하고 논의하고 깨닫고 주장하며

어마어마한 양의 저서를 남겼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 마음의 정체>는 온갖 책들에서 끌어온 인용구의 향연 같은 책이었어요.

마음에 대한 "철학서" 내지는 "교양서"이기 때문에 수월하게 읽히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지만

한 권씩은 절대로 읽을 수 없는 책들,

예를 들면 키에르케고르의 "사랑의 역사" 혹은 "죽음에 이르는 병",

데이비드 흄의 "인성론", 키케로의 "우정에 대하여", 니체의 "이 사람에 대하여" 등을

마음이라는 주제 속에 핵심만 추려 짚고 듣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근사합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용구를 꼭 하나만 옮겨 써봐요.

페이지마다 한두가지 마음에 드는 구절들이 있었는데 다 쓰려니 양이 넘 많거든요.

앞서 말했던 키케로의 <우정에 대하여> 속 문장입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우정을 준 까닭은

악덕을 행하는 동반자가 아닌 미덕의 조력자가 되라는 뜻이다."

냉혈한이나 범죄자에게는 친구가 없으며 오로지 공모자가 존재할 뿐이라는 말,

우정은 이런 부류와는 아예 상종을 하지 않는다는 해석에

모 연예인과 동료들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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