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인생의 맛 -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간결한 지혜
벤저민 호프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푸, 넌 어떻게 그렇게 하니?

"제가 뭘요?"

"애쓰지 않는 거."

"저는 어떤 일이든 많이 하질 않아요."

"하지만 네가 하는 일은 다 잘 되잖니."

"저절로 그렇게 되던데요." (p109)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곰 하면 생각하는 녀석이 있죠. 바로바로 곰돌이 푸!! 오늘은 곰돌이 푸가 선생님이 되었어요. 정확히는 보조 교사라고 해야할까요? 벤저민 호프가 들려주는 노장 사상에 푸의 추임새, 이를테면 커틀스턴 파이 노래 등이 덧붙여지며 전개되는 철학서? 에세이? 자기계발도서?? 입니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장르가 약간 헷갈려서 부끄럽네요 ㅎㅎ 하여튼 어딘지 좀 모자라는 곰돌이로부터 배우는 노장 사상이라니 뭔가 상상이 잘 안되잖아요. 작년에 푸의 원작을 각기 다른 출판사의 책으로 두 번이나 읽었음에도 짐작도 못했거든요. 알고 보니 제가 노자를 넘 어렵게 생각했던 게 함정이었어요. 설마하니 녀석의 통나무 같이 단순한 성격을 고스란히 노자가 추구한 무위자연의 그것으로 해석했을 줄이야 ㅋㅋㅋㅋ 자그마치 1982년에 출간된 책의 재출간입니다. 당시에도 인기가 많았고 오늘날에도 푸의 많은 팬들이 찾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당장에 삽화부터가 (물론 원작과 같은 삽화지만 그래도) 넘 귀여우니까요>_<



"우리는 지금 찾지 않는 것만 발견하고 있으니까

집을 찾지 않는다면 오히려 집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p31)


 

피글렛은 푸가 엉뚱한 행동을 하는데도 항상 결과가 좋다고 부러워해요. 푸와 래빗과 피글렛이 길을 잃었을 때에도 머리 좋은 래빗이 아니라 결국 푸의 아이디어로 각자 집에 도착할 수 있었거든요. 똑똑한 래빗이나 관념주의자 아울, 염세주의자 이요르와 소심쟁이 피글렛에게는 좀체 오지 않는 행운이 어쩌면 게으름뱅이 푸에게만 이렇게 넘쳐날까요? 여태 녀석의 이런 행운을 주인공 버프라고만 생각했었는데요. 어쩌면 동화 속에서마저 성격이 팔자를 만들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푸와 팔자라니 너무너무 안어울리는 말인가요??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벤저민 호프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결국 이거다 싶거든요. 성격이 곧 인격이고 팔자이며 운명이다. 복잡한 세상을 푸처럼 단순한 머리로 간결하게 살아갈 때 우리의 마음도 동화처럼 행복해진다~ 적당적당히 사는 것만 같지만 존재의 쓸모와 행복에 점수를 매긴다면 백점 만점일 위니 더 푸. 머리는 나쁘지만 그럼 좀 어때? 라고 안심하는 푸. 알파벳 A 따위 몰라도 꿀은 달콤하고 크리스토퍼 로빈이 좋고 피글렛과 친구들이 항상 반가운 푸. 가끔 바보라며 놀림당할 때도 있지만 괜찮아요. 지나친 걱정과 자기비하는 금물이니까요. 난 못해! 라는 한계도 두지 않기로 해요. 결과에 너무 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도 앞으로 더 많이 발견하게 될 거에요. 푸와 친구들이 그런 것처럼요. 책을 덮고 푸의 무위 줄여서 푸위의 씨앗을 가슴에 토닥토닥 새깁니다. 올 봄 무럭무럭 햇빛을 쏟아서 매일매일 싹을 틔워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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